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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TV 규제 풀겠다는데 IPTV사업자가 반대…이유는?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IPTV법 개정이 늦어지고 있다. 지난 달이면 마무리가 될 것으로 예상됐던 IPTV법 개정은 방송통신위원회가 의결을 미루며 언제 마무리될 지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방통위가 추진하고 있는 IPTV법 개정은 점유율 규제 완화, 직사채널 허용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가입자 모집 규제를 완화하고 직접 운영할 수 있는 채널을 주겠다는 것이지만 정작 KT를 제외한 IPTV 사업자들조차 반대하고 있다.

왜 그런 것일까?

현재 방통위는 유료방송시장 규제완화를 위해 케이블TV방송사(SO)의 점유율 규제를 전체 SO 가입자수의 3분의 1 초과 금지에서 전체 유료방송(IPTV, 위성방송 포함)의 3분의 1까지 확대하는 내용의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해당 권역별 전체 유료방송가입자의 3분의 1을 초과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IPTV법 개정도 같이 추진하고 있다.

SO의 점유율 규제완화에는 별다른 갈등이 없지만 IPTV 규제완화에는 케이블TV 사업자는 물론, IPTV 사업자들조차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료방송 시장에서의 KT 점유율이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KT는 IPTV 사업에서도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기반을 바탕으로 단기간에 시장 1위에 올라섰다. 전체 유료방송에서도 CJ헬로비전, 티브로드 등을 제치고 확고한 1위 사업자로 자리매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 KT IPTV 가입자수는 357만명이다. 여기에 KT는 자회사로 위성방송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도 소유하고 있다. KT스카이라이프의 가입자는 346만명이다. KT그룹이 유료방송 시장에서 30% 가량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는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IPTV 사업자의 족쇄를 풀어주는 법개정이지만 법개정이 시행될 경우 KT의 지배력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서 같은 IPTV 사업자들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KT와 KT스카이라이프는 실시간 위성방송과 IPTV의 VOD를 결합한 올레TV스카이라이프(OTS)로 계속해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KT는 TV 플랫폼을 강화해 오는 2015년까지 유료방송 가입자 1500만을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한 바 있다. IPTV법 개정은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필요충분 조건이기 때문에 경쟁사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논란이 되자 법개정을 추진하던 방통위도 슬그머니 의결을 미루고 있다.

경쟁사들은 KT가 전국방송 사업권을 2개 소유하고 있는데다 복수플랫폼을 보유한 사업자에 대한 시장점유율 규제가 없는 만큼, 이를 고려해 법개정이 추진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SK브로드밴드 및 LG유플러스는 방통위에 "KT는 시장점유율 규제를 회피해 유료방송 가입자의 최대 3분의 2까지 확보가 가능하다"며 "때문에 공정경쟁 환경 구축을 위해서는 복수플랫폼의 점유율 규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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