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이르면 이달부터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주요 낸드플래시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여 수요 대비 공급량이 달릴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4분기부터는 본격적인 가격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또한 전문가들은 증산 여력도 제한돼 삼성전자와 도시바, 마이크론, SK하이닉스 등은 내년 상반기까지 ‘좋은 가격’으로 낸드플래시를 내다팔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까지 1년 넘게 하락을 지속했던 주력 낸드플래시 제품 가격은 이르면 이달 중 반등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등 신호는 이미 이곳저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우선 낸드플래시 주력 제품 가격은 7월 하순 한 차례 반등이 이뤄진 이후 최근까지 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의 자료를 보면 64기가비트(Gb) 8G×8 MLC와 32Gb 4G×8 MLC 제품의 8월 하순 가격은 각각 3.87달러, 2.18달러로 7월 하순 가격에서 오르지도, 내리지도 않았다. 그러나 주력 제품에서 밀려난 16Gb 2G×8 MLC의 경우 8월 상순 대비 1.52% 오른 2.01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락세를 지속하던 낸드플래시 가격이 이처럼 보합세(혹은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는 건 시장 2위 업체인 도시바가 전체 생산량 가운데 30%의 감산을 단행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1위 업체인 삼성전자도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던 기흥 14라인과 미국 오스틴 라인 등을 시스템 반도체 전용 라인으로 전환했고, 이는 ‘증산 제한’이라는 효과로 나타났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하이닉스를 제외하곤 내년 하반기까지 신규로 낸드플래시 공장을 가동하는 업체가 없어 전체적인 공급 증가량도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주요 업체들이 생산량을 줄이자 수요와 공급이 균형점을 찾았고, 아이폰5 등 전략 스마트폰과 태블릿 신제품이 쏟아지는 4분기부터는 수요가 공급을 넘어설 것이라는 게 관련 업자들의 전망이다. 이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메모리 제품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OCZ테크놀로지의 라이언 피터슨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주 실적발표를 통해 “8월 한 달 동안 낸드플래시 공급 부족을 경험했다”며 제품 수급 상황이 불안함을 간접적으로 알리기도 했다.
업계에선 PC 판매 부진으로 범용 D램은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겠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에 탑재되는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는 시장 상황이 좋아질 것으로 분석한다.
김성인 키움증권 연구원은 “애플 아이폰5와 맥북에어 신제품이 9월~10월에 출시되고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8을 탑재한 태블릿과 울트라북도 10월 하순 일제히 선보여질 예정”이라며 “모바일 D램과 낸드플래시 수급은 호전될 수 밖에 없고 공급 문제(증산 제한)로 인해 내년 전망도 양호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