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나는 게임人이다 ②] 게임 기획·개발, ‘오뚝이 정신’ 필요하다

이대호 기자

[IT전문 미디어 블로그=딜라이트닷넷]

게임 하나가 탄생하기 위한 과정은 대단히 복잡하고도 치열하다. 대형 온라인게임의 경우 4~5년간 담금질을 거쳐야 완성품이 나오기도 한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대중에 게임이 공개되면 그때부터 진짜 업무가 시작된다. 잘 만든 게임도 서비스에 따라 평가가 180도 달라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딜라이트닷넷>은 게임 제작·서비스 과정을 7개 직군으로 분류해 게임이 나오기까지 어떤 업무 과정을 거치는지 자세히 짚어보고자 한다. 업체 대표부터 각 부서 담당자들의 이야기다. 게임사 창업과 취업을 꿈꾸는 10~20대들에게 이 기사가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편집자 주>


게임 콘텐츠 하나가 나오기까지 다양한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 출발은 게임의 기획입니다. 게임 콘텐츠 개발엔 기획자와 프로그래머, 디자이너가 팀을 이뤄 업무가 진행됩니다. 이 가운데 디자인은 워낙 분야가 다양해 따로 다룹니다.

성정국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PD)가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그는 무협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천룡기’의 기획총괄을 맡고 있는데요. 무협 장르에서 잔뼈가 굵은 게임 제작경력 12년차의 베테랑입니다.

◆게임 기획·개발이란

게임 기획자는 이용자들에게 게임으로 어떤 재미를 줄 것인가 고민하는 것이 주 업무입니다. 게임 기획자는 시스템 기획, 콘셉트 기획 등으로 분야가 세분화되기도 합니다. 모바일게임의 경우 개발자가 기획을 맡기도 하는데요. 제작에 수백명이 매달리는 온라인게임으로 가면 게임의 방향을 결정하는 기획이 매우 중요해집니다.

성 PD는 “기획자는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나갈 것인가 고민하는 콘셉트 기획이나 시나리오 기획자도 있고, 어떤 게임 시스템을 만들 것인지 담당하는 시스템 기획자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프로그래머 업무는 크게 클라이언트, 서버 분야로 나뉩니다. 이용자의 움직임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환경을 구현하는 것이 프로그래머의 업무입니다. 클라이언트와 서버 간 상호작용을 제어하게 되죠.

예를 들어 이용자가 게임 속 몬스터를 타격하면 이 행위의 결과가 서버에서 클라이언트로 전달이 되는데요. 클라이언트 단에서는 공격받은 몬스터의 에너지를 줄여야합니다. 서버는 몬스터가 어디에서 부활할 것인지를 제어하게 되죠.

◆오뚝이 정신 그리고 열린 마음을 가져라

성 PD는 게임 제작과정에서 엎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오뚝이 정신을 강조했습니다. 그도 한때 하나의 과정을 10번도 더 거친 경우가 있다고 하는데요. 이 때 개발자의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네요.

그는 “처음부터 다시 만들다 지쳐서 그냥 가자고 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럴 때 처음 생각했던 그 재미가 나올 때까지 다시하고 될 때까지 하자는 오뚝이 정신이 필요하다”면서 “자기가 만든 것을 별로라고 하는 지적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소신을 밝혔습니다.

◆게임에 희로애락을 담으려면 문학을 접해야

성 PD는 MMORPG를 12년간 개발하면서 자신이 느끼고 깨달은 바를 풀어냈습니다. 그는 게임 자체가 생활을 보다 풍요롭게 하는 것이 목적인만큼 제작에 앞서 인간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고 의견을 밝혔는데요.

그는 “게임 속엔 미움도 있고 배신도 있다. 희로애락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개발자”라며 “개발자는 책을 많이 봐야 한다. 개발자를 꿈꾼다면 자기계발서도 좋지만 고전문학을 통해 인간의 감성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개발자는 게임 이용자가 느끼는 감정을 재구성해야 되는데 이러한 부분은 책을 통해 대리 경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성 PD는 끊임없이 의문을 가지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시키는 것을 그대로 하는 개발자가 있는 반면 의문을 제기하고 개선책을 내놓는 개발자도 있다고 하는데요. 물론 후자의 개발자는 흔치 않다고 하네요. 하지만 승진이 빠른 개발자를 보면 여지없이 의문을 가지고 더 나은 해답을 내놓으려 고민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고 회고했습니다.

성 PD는 게임 기획·개발 업무 비전에 대해 “기술이 발전하면서 탈플랫폼화가 진행되고 있다. PC기반에서 온라인으로 지금은 모바일로 바뀌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많은 기회가 생긴다. 의지를 가진다면 개발자가 할 수 있는 부분은 많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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