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한국마이크로소프트의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이 강해지고 있다. 그 동안 한국MS는 소프트웨어 단속의 전면에 나서는 것을 꺼려했지만, 올해 들어 단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MS는 특히 지금까지 윈도, 오피스 등 클라이언트 단의 저작권 단속에 집중하던 모습과 달리 서버 제품군의 라이선스를 직접 나서 챙기고 있어 눈길을 끈다. 대표적으로 국방부의 서버 CAL(클라이언트 접속 라이선스)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된 바 있으며, 최근에는 이스트소프트가 SPAL(대외 서비스) 위반 문제로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MS는 최근 내부적으로 ‘가상화’ 상에서의 라이선스를 정확히 요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의 일환으로 상반기에 가상화를 도입한 기업들에 라이선스 확인을 요구하는 공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MS 측은 가상화 환경에서의 라이선스 위반이 시정되지 않으면 고소고발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MS 관계자는 “최근 가상화 시장이 확대되면서 내부적으로 파악된 피해 규모가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VM웨어나 젠 서버 기반 가상화 환경에서 윈도 서버를 VM(가상머신)으로 운영하는 경우 라이선스 위배 소지가 크다”라며 “데스크톱 역시 리눅스를 메인으로 쓰고 VM웨어 등으로 윈도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등 대부분 별 생각 없이 불법복제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MS가 가상화 환경에서의 불법복제 실태 파악에 나서면 적지 않은 기업의 저작권 위반 적발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버전에 할당된 것보다 초과 사용하거나, CAL 적용 범위를 넘어서고, 고가용성 환경을 구축할 때 라이선스 위반이 많다.
한국MS 측에 따르면, 윈도 서버의 경우 각 에디션에 따라 허용되는 VM의 수가 정해져 있는데, 이를 무시하고 사용하거나 클라이언트 운영체제를 서버 용도로 쓰는 경우가 많다. 또 고가용성을 위해 액티브/패시브 방식으로 클러스터링을 구성할 경우, 평소 패시브 영역을 안 쓴다 하더라도 VM당 라이선스는 모두 필요하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아울러 한 장비에 있던 VM을 다른 장비로 이동할 경우 대상 장비에도 서버 라이선스가 갖춰져 있어야 한다. 즉 VM이 위치하는 곳이라면 모든 장비에 서버 라이선스를 구비해야 하는 것이다. CAL의 경우도 VM 환경에서는 윈도 서버 최상위 버전을 기준으로 CAL을 보유해야 한다.
하지만 이와 같이 한국MS가 서버 라이선스에 대한 단속 수위를 높이는 것과 관련해 가상화 업계의 시선은 냉랭하기만 하다. 윈도 서버를 VM으로 운영하는 경우 윈도 서버가 호스트일 경우도 있지만 VM웨어나 젠 서버인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경쟁 가상화 업체들 입장에서는 자사 솔루션 판매뿐 아니라 VM에 올려지는 서버 운영체제 관련 컴플라이언스 이슈까지 챙겨야 할 판이 됐기 때문이다.
MS가 이처럼 저작권 단속을 강화하는 이유는 한미FTA 이후 저작권을 강화하는 전반적인 분위기와 세계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를 만회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불법복제 단속은 FTA 시대에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숨겨진 매출을 발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뿌리치기 어려운 유혹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제2, 제3의 업들이 한국MS와 같이 불법사용에 강력하게 대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고소고발의 남발을 막기 위해서는 지금부터라도 서버 라이선스 관련 사내 컴플라이언스 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