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경영난에 빠진 일본 아날로그 반도체 업체 르네사스가 국유화된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정부 펀드인 산업혁신기구(INCJ)가 르네사스의 대주주인 NEC와 히타치제작소, 미쓰비시전기와 인수 방안에 최종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3개사는 르네사스의 지분 90%를 나눠 갖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산업혁신기구는 르네사스 인수비용 2000억엔 가운데 약 1800억엔을 출자해 주식 3분의 2를 취득키로 했다. 도요타와 닛산, 파나소닉, 니콘 등 8개 민간 업체도 총 200억엔을 출자해 5% 지분을 확보하기로 합의했다.
르네사스는 엔고와 가전제품 판매 축소에 따른 시스템LSI 사업 부진으로 2년째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회사는 경영난이 심각해지자 전체 근로자의 30%에 달하는 1만4000명을 감원하고 일본 내 9개 공장을 3년 내 매각키로 하는 등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발표, 진행하고 있다.
산업혁신기구는 이번 출자 조건으로 기존 르네사스 근로자 5000명의 추가 감원을 요구했다. 이들 가운데 1000명은 NEC 등 대주주 3가자 고용을 승계하기로 했다.
산업혁신기구는 르네사스 경영권을 확보한 뒤 경영진 교체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적이 부진한 시스템LSI 사업부문은 분리 후 후지쯔, 파나소닉 등의 사업 부문과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일본 정부 및 민간 업체들이 이처럼 ‘르네사스 살리기’에 나선 것은 아날로그 시스템 반도체 기술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르네사스가 미국 등으로 넘어갈 경우 심각한 기술 유출이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국의 사모펀드인 KKR이 르네사스를 인수하기 위해 1000억엔을 출자할 것이라는 정황을 보도한 바 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르네사스는 지난해 106억53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 전체 반도체 업계 순위 6위를 기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