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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젤Ⅲ 대응은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 IBM의 전략은?

박기록 기자

<인터뷰> 김종현 상무, 한국IBM 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부문 


-은행 지주사, 바젤Ⅲ 대응으로 실질적인 거버넌스 강화 예상 

-IBM은 컨설팅에서 시스템 구현까지 효과적인 토털솔루션 제공할 것

 

 

‘바젤(Basel)Ⅲ’는 내년 국내 금융권의 주요한 규제 대응(Compliance) 과제중 하나로 손꼽힌다. 


앞서 지난 1998년 IMF 외환위기 이후 10여년만에 국내 금융권은 은행권을 중심으로 바젤Ⅱ 대응을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바젤 규제에 대한 대응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이다.


물론 그동안의 바젤Ⅱ 대응 과정에서 국내 금융권은 기존 시장(Market), 신용(Credit)리스크외에 ‘운영리스크(Operational)관리 시스템’을 새롭게 정형화시켰고, 결과적으로 이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를 큰 위기없이 넘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또 다시 글로벌 금융시장은 바젤Ⅲ 시대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다.


물론 “바젤 논의가 유럽을 중심으로 전개되다보니 미국이 이에 이견을 보이는 등 아직까지도 바젤Ⅲ 도입 일정이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고 다소 유동적인 부분이 있다. 하지만 큰 틀에서의 변화는 없을 것”이라는 게 관련 바젤 규제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국IBM의 김종현 상무(글로벌 비즈니스 서비스, 사진)는 국내 금융권을 대상으로 효과적인 바젤Ⅲ 대응 전략을 제시하고 있는 전문가다. 김 상무는 기술적인 부문에서의 솔루션 전략 뿐만 아니라 거시적인 관점에서의 바젤Ⅲ 대응 전략을 강조했다.


김 상무는 먼저 금융권의 바젤Ⅲ 대응 전략과 관련“이것을 단순히 비용, 규제로 볼 것이 아니라 오히려 국제 금융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선진화된 리스크관리시스템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방대한 리스크 데이터를 통합, 분석해야함은 물론 논리적이고 정확한 예측 모형을 설계해야하는 과정이 수반된다.


따라서 바젤Ⅲ 논의는 단순히 IT 대응 차원에서 머무르지 않고 금융회사의 리스크 정책 관행을 전반적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야하는 과정이 수반되고 이는 궁극적으로 금융회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김 상무는 “바젤Ⅲ는 금융회사들이 추구해왔던 수익 중심의 관행을 줄이는 대신 안전 자산의 비중을 높이도록 유도한다는 점에서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기존의 정책적 일관성이 유지되고 있다”며 
“우리 나라 금융회사들은 외국에 비해서는 안전자산의 비중을 높은 등 다소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호주와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IBM이 제시하고 있는 바젤Ⅲ 솔루션이 가진 장점에 대해서는 “금융회사의 상황에 맞는 최적화된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을 비롯해 솔루션을 적용하고 리스크관리 프로세스를 일괄적으로 정립하는 엔드 투 엔드 전략”이라며 “이같은 유연한 전략을 통해 금융 고객사가 가장 효율적으로 바젤 체계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바젤Ⅲ가 국내 금융권에서 많이 얘기되고 있지만 아직 정보에 대한 갈증이 많다. 바젤Ⅲ와 관련, 금융권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무엇인가?

 

“우선 미국과 유럽의 동향을 주의깊게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바젤Ⅲ 도입 일정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고 있다. IFRS(국제회계기준)은 미국이 주도하고, 바젤Ⅲ는 유럽이 주도한다는 측면에서 양측간의 힘겨루기가 존재한다. 넓게보면 미국의 양적완화와 재정절벽 협상, 오바마 재선이후 경기부양 속도 조절 등과도 바젤Ⅲ 일정과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중국도 바젤체계 도입은 우리 보다 늦은 상황이다.”


- 바젤Ⅲ 도입이 국내 금융권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금융회사가 지금까지 지향해왔던 수익성 중심의 관행을 버리고 새로운 규제 기준에 따라 스스로 제어해야한다는 측면에서 바젤Ⅲ는 분명히 달갑지 않은 규제적 성격이다. 하지만 이는 관점의 차이라고 본다. 비즈니스 혁신적인 관점에서보면 오히려 바젤Ⅲ는 새로운 기회라고 할 수 있다.

 

 JP모건이 좋은 예다. JP모건은 공격적인 영업을 지양하고 보수적인 비즈니스 기조를 유지해왔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이후 단기간에 훨씬 큰 폭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기존 다른 경쟁사들이 금융위기로 휘청거릴 때 그때까지 내실을 다져왔던 JP모건은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성장폭을 크게 뛰어넘었다. 장기적 관점에서 봤을 때 리스크관리의 고도화, 최적화된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정립은 시장에서 기회가 왔을 때 위력을 발휘한다.”   
 
- 은행 지주회사의 경우 바젤Ⅱ, 바젤Ⅲ 체제로 이행해야하는데 우선적으로 리스크관리데이터(RDW)를 취합, 통합관리가 중요하다. 강조돼야할 것은 무엇인가가?


“은행 지주회사 중심의 바젤 체계를 고도화하는데 있어서는 무엇보다 통합 리스크 데이터의 확보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데이터의 정합성과 기준 설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지주회사 산하 동일 금융그룹내 자회사들간 고객정보가 각각 다른 체계로 관리되고 있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자회사간 부도율 기준이 상이하면 동일 고객에 대한 인식, 해제에 대한 정보가 다를 수 있다. 그룹내 자회사간이 데이터 정합성과 관련, 그룹내 중요성이 높은 은행의 데이터관리 기준을 중심으로 고객정보를 통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권고하고 있다.” 

 

- 과거 국내 바젤Ⅱ시장에서는 SAS가 많은 레퍼런스를 확보하는 등 실적이 좋았다. 한국IBM은 어땠나? 


“한국IBM도 사실 금융권 바젤Ⅱ 특수때 컨설팅을 포함 많은 그 당시 많은 활약을 했다. 다만 IBM은 그당시 특화된 바젤 솔루션을 제시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앞으로 전개될 바젤Ⅲ에 대해서는 상당히 폭넓은 범위의 솔루션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IBM은 바젤Ⅲ의 컨설팅 단계에서부터 금융회사 별로 최적화된 구축 방안을 제시하고 솔루션 제공 및 시스템 개발 및 운영 등 엔드 투 엔드(end-to–end) 솔루션 전략을 지향하고 있다.  이같은 토털 솔루션 제공은 IBM이 가진 강점이다. 특히 비즈니스적인 관점에서 바젤Ⅲ를 접근하고 있다. SAS는 통계적인 접근이지만 IBM은 컨설팅, 솔루션, 미래 고객행동예측모형을 위한 빅데이터 분석까지 제시할 계획이다.”

 

-IBM이 바젤Ⅲ 시장 공략을 위해 제시하고 있는 리스크관리솔루션은 무엇인가?

 

“IBM은 지난해 리스크관리솔루션인 ‘알고리드믹스(Algorithmics)’를 인수했다. 과거 알고리드믹스는 국내 금융권에선 시장리스크솔루션 쪽으로 레퍼런스가 많았지만 사실 이 솔루션은 신용, 시장리스크를 포괄하는 종합리스크관리솔루션이다. 여기에 IBM은 비즈니스 및  컨설팅 역량, 그리고 빅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결합해 바젤 체계 고도화에 대응할 계획이다. 선제적인 리스크 대응을 위해서는 미래예측 기반의 시나리오 기반이 중요하다.


또한 IBM의 강점은 토털솔루션이다. 물론 고객사가 원하면 SAS 패키지를 적용해 바젤 대응 체계를 구성할 수 있다. 알고리스믹스만을 고집하는 것은 아니다.


(주석)▶알고리드믹스 솔루션 (IBM 자료) = 기관 리스크의 일관성 있고, 입증 가능한 측정을 제공한다. 특히 선진 애널리틱스 기술이 강점이다. 유연한 시나리오 기반의 분석 프레임워크를 적용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위험관리 툴을 포함하고 진화하는 비즈니스 라인을 충족하기 위해 하나의 확장 가능 데이터 아키텍처와 고성능 리스크 엔진으로 손쉽게 확대할 수 있다.

 

- 은행 금융지주회사의 경우,바젤Ⅲ 대응에 필요한 시스템 구축 비용은 어느 정도로 보는가?

 

“금융회사마다 차별화가 있을 수 있겠지만 회사당 컨설팅을 포함해 우리는 대개 100억원 플러스 알파로 보고 있다. 물론 자회사를 포함할 경우 200억원까지도 혹대될 수 있다. 데이터 정합성을 확보하기위해 시스템 개편 등이 포함된다. 업종별로보면 은행외에 카드, 증권도 바젤Ⅲ의 영향권에 포함될 것으로 본다. 다만  보험업계의 경우 지난 2008년 RBC제도를 통해 리스크관리 대응을 했고 최근에는 솔벤시2가 얘기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바젤 이슈에서는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바젤Ⅲ 논의에 있어 빅데이터(Big Data)도 중요한 이슈가 될 수 있나?

 

바젤Ⅲ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위해서 리스크관리에 있어 동태적 관점, 시나리오가 중요하다. 예를 들면 고객행동 예측모형에 따른 리스크 예측이 필요하다. 고객행동 예측모형의 경우 빅데이터와 같은 분석기술이 매우 중요하다. 금융회사가 바젤Ⅲ 대응에 있어 빅데이터와 연계시킨 논리적인 고객행동예측모형을 제시한다면 금융 당국으로부터 보다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 IBM은 이러한 부문에서 자신이 있다.”


- 은행 지주회사의 바젤 체계 도입전략과 관련, IBM이 제시했던 표준법과 내부등급법 모형의 혼용 전략이란 무엇인가?


“표준법과 내부등급은 대응방식에 따른 일종의 모형이다. 조금 더 큰 모형을 미리 설계해놓고 이후 요건이 강화되면 그 요건에 맞추는 전략이다. 리스크 데이터 통합관리 등에 있어 내부등급법의 모형을 갖추고 있으면 추후 대응이 가능하다는 의미이다.” 


- 성공적인 바젤Ⅲ 전략 구현을 위해 조언한다면?


“앞서 언급했지만 리스크관리에 투자하는 것이 규제이고 비용이라는 생각을 버려야한다. 오히려 이것은 경쟁력이다. 바젤Ⅲ는 비즈니스 관행이 바뀌는 것이다. 지금은 잔액개념을 중심으로 한 정태적인 관리인데 이제는 동태적 개념으로 변화할 것이다. 따라서 예측과 시나리오가 중요하다. 스트레스 테스트에서도 시나리오의 적정성이 중요하다. 금융회사들이 선제적 리스크관리에 나선다는 측면에서 사안을 보면된다. 

 

한편 은행 지주회사들을 바젤 체계를 강화함에 따라 지주회사 본연의 역할이 보다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주사회사는 그룹 계열사들의 경영지표를 파악해 민첩하게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완성함으로써 실질적으로 거버넌스를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박기록 기자>rock@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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