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전담부서 무산…축하연서 초상집 된 방통인 신년인사회
- 장내 분위기 '침울'…인수위 정부조직개편에 실망토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축하연이 초상집으로 바뀌었다. 5년 전 벌어진 일이 반복됐다. 15일 열린 방송통신인 신년인사회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의 정부조직 개편안에 정보통신기술(ICT) 전담부서 설립이 빠졌다는 소식에 암울한 분위기로 치러졌다.
15일 방송통신위원회는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방송통신인 신년회를 개최했다. 이계철 방통위 위원장은 “ICT가 국가의 미래다”라고 환영사를 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축사를 통해 “방송통신 융합 환경에서 ICT가 미래 먹거리를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에 참가한 국회 행정부 언론계 산업계 500여명은 향후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뜬 분위기였다.
하지만 행사 진행 중 인수위의 정부조직개편안이 전해지면서 참가자들이 술렁이기 시작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신설과 ICT 진흥 업무 배속 ▲방송통신위원회의 진흥 업무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및 차관급 격하 등의 내용은 기대감을 실망감으로 바꿔놓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방송통신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고 창조결제 기틀을 마련해 나가겠다”라는 축하메시지는 웅성임 속에 사라졌다.
공식 행사 뒤 만찬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는 이어졌다.
방통위 이계철 위원장은 “노코멘트”라는 말만 남기고 황급히 행사장을 떠났다. 방통위 김충식 부위원장은 “인수위가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겠지만 문제가 많다”라며 “방송통신 융합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규제 업무만 가지고는 방통위 조직도 한계가 많다. 이해할 수 없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부분 말을 아꼈다. 실망감과 불안감이 교차했다. 국회 입법 과정 등 아직 남아있는 절차에서 반전을 기대하는 의견도 있었다.
SK텔레콤 하성민 대표 KT 이석채 대표 LGU+ 이상철 대표 등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는 이 일에 대해 모두 언급을 꺼려했다. 반면 각사 임원들은 “실망이다”라고 입을 모았다. 또 “각각 흩어져 있었던 정책기능을 하나로 모은 것은 그나마 긍정적이지만 이를 어떻게 균형 있게 운영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할지 모르겠다”라고 상황을 지켜봐야겠다고 전했다.
콘텐츠 관련 업계는 “CPND(콘텐츠·플랫폼·네트워크·디바이스) 생태계 진흥을 위해 전담부서가 생겨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는데 실망이다”라며 “기대에 못 미친다. 국회 입법 과정에서 바로 잡아야 한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방송 업계는 “상황 파악을 해봐야겠지만 규제 진흥 분리는 우리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다”라며 “국가적 전략으로 봐야하는데 구조와 운영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라고 잘못된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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