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무선 커넥티비티 반도체 시장이 어수선하다. 삼성전자가 지난 25일 열린 2012년 4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와이파이, 블루투스, 위성항법장치(GPS)를 하나로 묶은 콤보칩을 올해 안으로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작년 6월과 7월에 각각 스웨덴 나노라디오와 영국 CSR의 모바일 부문을 인수한바 있다. 나노라디오는 저전력 와이파이, CSR는 와이파이, 블루투스, GPS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기술을 갖추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ABI리서치에 따르면 2011년 판매량 기준으로 전 세계 무선 커넥티비티 반도체 시장점유율 1위는 브로드컴(27%)이다. 2위 퀄컴(16%), 3위 캠브리지실리콘라디오(9%), 4위 텍사스인스트루먼트(8%), 5위 인텔(6%) 순이다. 브로드컴과 퀄컴의 2강 구도이며 마벨, 미디어텍, 인텔, TI가 치열한 중위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무선 커넥티비티 반도체 시장은 단일칩에서 콤보칩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와이파이나 블루투스만 제공하는 단일칩은 오는 2017년까지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콤보칩이라고 해도 어떤 기능이 내장되느냐에 따라 전망이 엇갈린다. 블루투스+FM라디오, 블루투스+와이파이+FM라디오를 제공하는 콤보칩의 경우 2017년까지 시장점유율이 10% 이하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달리 근거리무선통신(NFC)을 내장한 콤보칩이 주력 제품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연내 출시하겠다고 밝힌 콤보칩은 NFC가 빠져있는 3-IN-1(와이파이+블루투스+GPS) 구조다. 이 콤보칩은 올해부터 2017년까지 10% 중반에서 20% 초반까지의 시장점유율이 예상된다.
NFC가 포함된 4-IN-1(와이파이+블루투스+NFC+GPS, 와이파이+블루투스+NFC+FM라디오) 콤보칩의 경우 30~60%의 시장점유율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NFC를 포함한 콤보칩 시장이 긍정적인 이유는 그만큼 NFC를 활용한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는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가 2017년 1조 달러(한화 약 1080조원)에 달하고 NFC 활용 경제 규모도 같은 기간 동안 7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내대봤다.
ABI리서치는 콤보칩이 극복해야할 기술 과제로 “각 기능이 개별적으로 작동되고 잘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무선주파수 간섭, 클록 고조파, 프로토콜 상호작용, 전력 및 발열 관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콤보칩 사업을 지속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NFC를 반드시 포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ABI리서치가 언급한 것처럼 신뢰성과 안정성을 모두 만족시켜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콤보칩 나오더라도 당장 자사 이외에 타사까지 공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가장 큰 시장인 NFC 내장 콤보칩을 개발할 경우 일정한 위협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