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흥식 자일링스코리아 지사장 “융·복합, 다품종 소량생산 시대 FPGA 성장 뚜렷”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자일링스는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관련 업계 1위 업체입니다. 한국 지사인 자일링스코리아는 매년 두 자릿수 고성장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올해도, 내년에도 15% 성장할 수 있습니다.”
27일 안흥식 자일링스코리아 지사장은 기자와 만나 이 같이 말했다. 지난해 반도체 시장은 경기침체로 PC 등 완제품 판매가 줄어들자 2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고, 대부분의 업체들이 고전을 면치 못했다. 그러나 안 지사장은 “FPGA는 다른 반도체 분야와는 달리 ‘불황’에 상대적으로 강하다”고 강조했다.
안 지사장은 “시장이 안 좋은데도 자일링스코리아가 꾸준하게 매출을 높여갈 수 있었던 건 다품종 소량 생산이라는 완제품 생산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융·복합 제품군이 수시로 출시되는 것도 FPGA 업계에선 반길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FPGA는 개발자가 설계를 변경할 수 있는 반도체를 뜻한다. 중간 중간 칩 기능을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통신 기지국이나 중계기, 우주선과 자동차 등 고급형 제품의 연구개발(R&D) 및 소량 양산용 시제품에 주로 탑재된다. 대량 생산이 가능한 주문형반도체(ASIC)나 특정용도표준반도체(ASSP) 보단 비싸지만 다품종 소량 생산에는 FPGA를 쓰는 것이 유리하다.
올해 CES를 뜨겁게 달궜던 삼성, LG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및 울트라HD TV에도 자일링스 FPGA가 탑재되고 있다. 시장을 노크하는 신제품에는 대부분 FPGA가 탑재되고, 대량 양산 과정에서 ASIC이나 ASSP로 변경된다는 것이 안 지사장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통신사들의 롱텀에볼루션(LTE) 투자 본격화로 네트워크 장비(중계기)용 FPGA 판매도 크게 늘었다.
그는 “BMW나 벤츠처럼 현대기아차그룹도 자일링스 FPGA ‘징크’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 생산하고 있다”라며 “각 산업계가 혁신을 시도하고 신제품을 출시하는 한 FPGA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징크는 ARM 코어텍스 A9 아키텍처(듀얼코어 AP)를 내장한 FPGA로 최근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다.
본사의 4월 회계기준을 따르는 자일링스코리아는 2012년 회계연도에 전년 대비 15%의 매출 성장을 자신하고 있다. 2013년에도 비슷한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안 지사장의 설명이다. 자일링스코리아가 본사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 선이다. 자일링스는 2011년 회계연도에 20억2000만달러의 매출을 기록했다.
그는 “28나노 공정의 7 시리즈 FPGA는 2013년 주력 제품으로 판매될 것”이라며 “최근 TSMC 공장에서 테이프-아웃에 성공한 최초의 20나노 FPGA는 올 2분기 생산을 시작해 연내 고객사에게 샘플이 전달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장은 “28나노 칩은 현재 대만 TSMC에서 파운드리 서비스를 받고 있지만 20나노와 14나노 등 차세대 공정은 한국 삼성전자와도 협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 본사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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