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경쟁력 등 확보 위해 RFP 작성 방법 변화 필요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올해부터 공공SW(소프트웨어) 사업에 IT서비스 대기업의 참여가 전면 제한되기 때문에 공공기관들이 제안요청서(RFP) 작성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IT서비스업계에선 미국식 IT관리체계 도입 요구가 거세다.

지난 7일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미국과 한국의 IT관리체계를 비교한 보고서인 ‘한미 IT관리체계 비교 보고서’가 주목받고 있다. 이 보고서는 현재 국내 RFP 작성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미국식 RFP 작성 방법을 도입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서 IT서비스산업협회는 변경대가 지급, 합리적 예산수립 및 원격지 개발을 실현하고 있는 미국의 IT관리체계를 한국의 관리체계와 비교해 한국IT서비스산업이 겪고 있는 문제의 현상과 원인을 제시했다.

미국의 경우, 요구사항을 명확히 하기 위해, 제안요청서(RFP)에 작업분할구조(WBS)와 작업기술서(SOW)를 포함시켜 200~300 페이지에 달한다.

하지만 한국의 제안요청서(RFP)에는 작업분할구조 및 작업기술서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업무현황도, 시스템 업무 구성도, 시스템 구성도를 중심으로 30~50페이지의 간략한 수준의 요구사항만 기재되어 있다.

또한 가격과 예산 부문에서도 미국의 경우 작업(Task)별로 투입인력의 종류와 시간을 견적하는 비용견적 보고서를 통해 작업량과 비용을 정확히 측정하고 있으나, 한국의 경우 작업과 해당 작업의 비용 및 제안가격의 연동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최근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RFP 상세화의 경우 기존 RFP의 문제점을 보완해 사업유형별 특성을 고려해 RFP 작성요건을 차별화하고 프로젝트 및 성과관리에 필요한 요건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지만 미국식 IT관리체계에 비해선 부족함이 많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IT서비스산업협회 관계자는 “원격지 개발, 요구사항 변경에 따른 대가 등 현재 산재한 국내 SW사업의 문제점을 미국식 IT관리체계 도입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가이드 도입에 최고 5년 이상이 걸리는 복잡한 사업인 만큼 관계 당국의 시급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최근 IT서비스업체들이 집중하고 있는 해외사업 발굴에 있어서도 기존 RFP 작성에 익숙한 국내 기업들은 약점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월드뱅크 사업 등 대부분 글로벌 IT사업들이 미국식 IT관리체계에 근거한 RFP 작성을 요구하고 있다”며 “기존 RFP 작성 방식은 한국 기업이 외국으로 나가는데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미국식 IT관리체계를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선 약 66종의 가이드라인 개발이 필요하고 기간도 5년 이상의 장기 프로젝트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내 IT서비스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선 정부 차원의 시급한 대책이 필요한 실정이라는 게 관련 업계의 목소리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