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최근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세탁기 ‘버블샷3 W9000’을 중국 현지공장에서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그 동안 일부 저가형 모델을 수입한 적은 있었으나 프리미엄 모델이 대상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버블샷3는 19Kg와 21Kg 모델로 나뉜다. 두 가지 모두 중국에서 수입되며 파생모델만 10여종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일부 전자동세탁기도 태국에서 들여올 계획이다. 저가형과 프리미엄 세탁기를 해외에서 생산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셈이다.
LG전자도 중국에서 만들어진 전자동세탁기 국내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과 원가부담으로 인해 중국산 제품이 조만간 국내에 판매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가 해외생산 비중을 늘리는 것과 달리 제너럴일렉트로닉스(GE)는 ‘리쇼어링’을 선택했다. 리쇼어링이란 해외 공장을 본국으로 다시 들여온다는 것을 뜻한다. 해외 공장을 다른 해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도 포함된다.
리쇼어링은 세계적인 추세다. 유럽발 경제위기가 여전하고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수 경기를 일으켜보겠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무엇보다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고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킬 수 있다는 기대감이 적지 않다.
일부에서는 국내에 공장을 지으면 물류비를 줄일 수 있고 품질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여기에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의 인건비 상승은 기업으로 하여금 리쇼어링 욕구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그렇다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대 흐름에 뒤처지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앞서 말한 것처럼 리쇼어링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 다른 해외로 공장을 옮기는 것도 해당된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중국을 떠나 베트남, 태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국내로 공장을 옮기지 않는 이유를 대놓고 말하지 않지만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인건비와 규제, 부실한 정부 지원 등을 아쉬워하고 있다. 공장을 새로 짓기 위한 부지 선정과 지역별 안배에 따른 정치적인 문제, 여기에 노사관계까지 얽혀있다. 한마디로 국내로 공장을 옮기기에는 너무 골치가 아프다.
삼성전자, LG전자는 국내를 대표하는 가전 업체다. 오는 2015년 전 세계 생활가전 1위를 노리고 있는 상황에서 보다 현실적인 판단을 내린 것을 탓할 수는 없다. 다만 내수경기 진작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대승적인 차원에서의 통 큰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은 여전히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