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냉장고 용량 논쟁…결국 제품 감정으로 이어져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냉장고 용량 광고에 대한 가처분 소송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검증 절차를 거치기로 결정했다.
26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제50민사부)에서 열린 가처분 소송 이의신청 심문기일에서 양사는 이 같이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구체적인 날짜는 다음 심문기일이 진행되는 오는 5월 24일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가처분 소송은 삼성전자가 냉장고 용량의 불편한 진실’이라는 동영상이 유튜브에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결국 작년 11월 2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는 LG전자가 제기한 광고금지 가처분 신청에서 ‘삼성전자가 해당 광고를 신문이나 TV, 옥외광고, 인터넷 등을 통해 게시, 전송, 배포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당초 삼성전자와 LG전자를 원만하게 합의하려고 노력을 기울였으나 서로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조정에 실패했다. LG전자 변호인단은 “삼성전자가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해야 조정이 가능하다”며 “위반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해당 광고에 대응하기 위해 들었던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변호인단은 “LG전자에서 올린 광고도 내리면 우리도 광고를 올리지 않겠다”며 “가처분 소송과 손해배상을 취소하면 우리도 가처분 이의신청과 반소를 취하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양측은 냉장고 용량 실험 방법을 둘러싸고 지루한 공방을 벌였다. 결국 재판부는 양사 변호인단에 “양사가 서로 조금씩 양보해 조정하고 다음 재판까지 서로의 입장을 정리해보라”고 계속해서 조정을 권고했다.
하지만 현재 삼성전자는 재판부에 동영상 광고 검증과 실제 제품 용량 감정을 신청해 놓은 상태다. 재판부도 냉장고 용량 동영상에 대한 검증과 감정을 채택하기로 했다. 결국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초 동영상 광고를 촬영했던 상황을 그대로 재연해놓고 감정을 진행하게 됐다. 장소는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에서 진행된다.
문제는 감정기관이다. 양사가 인정하는 국가인증기관은 기술표준원과 인터텍이 꼽힌다. 기술표준원은 삼성전자 진행한 ‘물 붓기’, ‘캔 넣기’ 등의 방법은 말도 안 되는 것이라고 언급한바 있다. 인터텍은 KS규격(한국산업규격)을 이용해 양사 제품을 내부적으로 테스트했다.
이에 따라 이후 진행될 심문기일에서도 양사는 구체적인 감정 방법과 국가인증기관을 두고 설전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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