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버전스

새로움 없이 풍성한 창조경제 실현 전략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차린 것은 많은데 새로운 것은 없었다.

범정부 차원의 창조경제 실현계획이 발표됐다. 정부는 지난 4일 국무회의를 통해 '창조경제 실현계획-창조경제 생태계 조성방안'을 확정하고 5일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공식 발표했다.

이날 정부는 3대 목표, 6대 전략, 24개 추진과제를 제시했다. 일자리와 시장창출, 창조경제 글로벌 리더십 강화, 창의성이 발편되는 사회구현 등이 목표다.

하지만 '창조'라는 이름에 걸맞은 새로움과 혁신은 없었다. 각 부처별로 흩어져있던 R&D 전략과 창업지원 전략의 집대성 정도로 보여진다. 이미 기존에 발표됐고, 과거 정부에서도 늘 추진해왔던 전략들이다. 과거에 '창조'라는 단어만 덧씌워진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기존의 정책을 수정해 개선안을 내놓기도 했지만 실현가능성도 아직은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벤처·창업 자금 지원을 융자에서 투자위주로 바꾸기로 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투자의 주역이 되야 할 성공 벤처 1세대가 투자중심의 생태계 조성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또한 고용률 70% 달성에 초점을 맞춘 이번 전략이 지나치게 목표치를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올 수 밖에 없다. 2017년 까지 고용률 70%를 달성하려면 취업자 수가 2000년대 평균보다 2배 가량 늘어나야 한다.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목표 자체가 너무 높고 목표 달성을 위해 정부 예산, 창업 지원 자금이 무분별하게 사용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한 벤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정부와 공공기관 수요 확대를 통해 초기판로를 개척하도록 지원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전 정부들도 시도했던 것들이다. 하지만 예산 등의 문제로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고 오히려 정부가 프로젝트 단가를 후려치는 부작용이 나타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나치게 중소기업·벤처에게만 수요가 집중될 경우 품질, 사후관리 등의 문제도 나타날 수 있다.

대-중소기업간 상생도 역사가 오래됐지만 여전히 갑을 문화가 존재하고 있다. 정책보다는 대기업의 문화가 바뀌어야 하는 부분이다.

과학기술과 ICT를 접목해 기존산업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정책 역시 두루뭉실하다. 국내 통신사들이 컨버전스, 탈통신이라는 이름으로 수년전부터 추진하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는 없다. IT와 교육, 의료, 제조, 농수산업과 접목시켜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생각처럼 쉽지 않은 것이다.

수년전 SK텔레콤은 미래부의 계획처럼 산업의 비타민 역할을 하겠다면 야심찬 전략을 공개했지만 최근 헬스케어, 교육 등 일부 분야에만 집중하고 있다. 관련 법제도 개선 등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계획만으로 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경험해본 기업들의 반응이다. 앞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기대감을 갖게 하는 부분도 있다. 적극적인 공공 데이터 개방 등을 통해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발굴하는 방안의 경우 새로운 일자리, 비즈니스 창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신산업, 일자리 창출 등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부처간 업무 협력이 가장 중요한데 아직까지는 미래부를 중심으로 별다른 잡음이 나지 않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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