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시장 반전, HP의 노림수는?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스마트폰, 태블릿 등 스마트 기기의 대중화로 전 세계적으로 PC 시장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그렇다고 PC가 당장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울트라북, 컨버터블PC는 상대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에서의 기회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올해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의 PC 시장으로 부상했다. 시장조사업체 IHS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2012년 기준 중국의 PC 출하량은 6900만대로 6600만대에 그친 미국을 뛰어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 동안 중국이 미국보다 PC 출하량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적은 있었지만 순위가 뒤바뀐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상황에서 HP는 가장 적극적인 중국 공략에 나서고 있다. 작년 1월 중국 상하이에 연구개발(R&D) 센터를 열었고 곧이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언론 매체를 초청해 대대적인 행사를 진행했다. 올해도 24일부터 26일까지 베이징에서 ‘HP 월드 투어 2013’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를 연다.
작년 5월 HP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HP 최고경영자(CEO) 멕 휘트먼은 “중요한 시장인 중국에서 투자를 늘리면 늘렸지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며 “상하이에서 통합 PC·프린터 사업부의 신제품 출시 행사를 갖는 것은 HP가 가진 중국 시장의 공략 의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언급한바 있다.
향후 HP는 전 세계뿐 아니라 중국 내에서도 레노버와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다. 2012년을 기준으로 전 세계 PC 출하량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기도 하지만 중국이 레노버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HP의 향후 대응에 눈길이 갈 수 밖에 없다.
레노버는 중국에서 37%의 시장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에 올라 있다. 원동력은 1만5000개에 달하는 직영 매장이다. 대도시와 시골 구석구석까지 촘촘한 판매망이 구축되어 있다. 따라서 HP가 중국 PC 시장에서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도시를 제외한 각 지방을 겨냥한 판매망을 얼마나 늘릴 수 있는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장 치열한 격전지는 대도시의 기업용 PC 시장이다. 전 세계적으로 PC 시장은 일반 소비자와 기업 비중이 65:35 정도지만 중국은 각각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기업용 PC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시장점유율을 올려야 레노버의 추격을 뿌리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레노버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HP를 제칠 수 있는 여력을 가지고 있다”며 “작년에도 출하량 조절을 통해 힘을 보충했으며 경쟁사가 중국에 들어올 때를 대비해 마케팅 역량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응해 HP도 PC와 프린터를 담당하는 프린팅퍼스널시스템(PPS) 그룹 수장인 디온 와이슬러 수석부사장의 역할도 강화했다. 아시아태평양은 물론 전 세계 PC 비즈니스를 담당하게 된 것. 기존 담당자였던 토드 브래들리 수석부사장은 CEO 직속 전략적 성장이니셔티브 부문을 이끌게 된다. 디온 와이슬러 수석부사장은 직전 레노버에서 건너온 인물이다.
올해 HP는 그 어느 때보다 중국 공략에 앞장설 것이 분명하다. 이번 글로벌 프레스 컨퍼런스에서는 PC뿐 아니라 태블릿, 프린터, 엔터프라이즈 등 모든 분야에서 신제품이 대거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베이징(중국)=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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