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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페이지’ 출시 석 달…안착못하고 표류하는 이유는?

이대호 기자
- 입점업체, 카카오에 플랫폼 활성화 정책 주문…“마케팅 등 직접적 지원 필요”
- 카카오 “하반기 재출시 수준 개편 앞둬, 구체적 방향 고민 중”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카카오(www.kakao.com 공동대표 이제범, 이석우)가 지난 4월초 선보인 모바일 콘텐츠 유료 장터 ‘카카오페이지’(www.kakao.com/page)가 출시 석 달째를 맞았다.

카카오페이지는 출시 당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카카오 게임의 혁신 사례가 카카오페이지에서도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성공 기대감 때문이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고 보니 시장 재편의 태풍이 아닌 ‘찻잔속의 태풍’에 그치는 반응을 보였다.

현재 카카오페이지의 위치는 ‘안착’이 아닌 ‘표류’다. 소비자들도 콘텐츠 구매를 낯설어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입점 업체들도 “기대치에 못 미친다”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도 카카오페이지 CP(콘텐츠제공업자) 간담회 등 공식석상에서 초반 미흡한 부분을 인정하고 하반기 대규모 개편을 예고했다.

◆카카오페이지서 100만원 팔면 1만원 건지는 수준=2일 카카오페이지 입점 업체에 따르면 플랫폼 오픈 초반 시장의 기대감은 실망감으로 180도 바뀐 상황이다. 카카오페이지에서 콘텐츠를 팔아 순익분기점을 맞춘 업체가 없을 것이란 시장 관측이 지배적이다.

심지어 100만원을 투자했으면 1만원을 건지기도 쉽지 않다는 게 입점 업체 대표의 설명이다. 

A사 대표는 여타 업체보다 매출 목표 등에서 보수적인 입장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카카오페이지가 기존에 없던 모델이라 시장 안착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를 감안하고 사업을 전개했지만 매출 수준이 기대치보다 굉장히 적다는 것이다. 시중에 알려진 콘텐츠를 공급해도 마찬가지였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A사 대표는 “콘텐츠 생산단가가 있을 것인데 (투자비용과 비교해 돈을 버는 수준은) 업체들이 아마 1% 수준도 안 나올 것”이라며 “우리도 그 수준”이라고 수익 확보가 쉽지 않음을 토로했다.

B사 대표도 “매출은 정말 기대하면 안 된다”며 “기대를 많이 했지만 투자대비 해서 100분의 1정도 버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C사 대표는 “50을 투자해 1~2정도를 건지는 것에 그친다”며 “손익분기점을 넘긴 업체가 없을 것”이라며 시장 상황을 전했다.

◆입점 업체들, 카카오에 시장 활성화 대책 주문=B사 대표는 “카카오에 아쉬운 부분은 시장 활성화 대책 없이 CP(콘텐츠제공업자)들에게 콘텐츠 생산을 너무 맡겨 놨다는 것”이라며 카카오페이지 부진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 업체 대표는 “CP에게만 맡겨 놓으면 콘텐츠가 팔리기 어렵다”며 “창작자 입장에서 꾸준한 매출이 일어나게 카카오가 마케팅이나 투자지원을 해주고 플랫폼의 퍼포먼스를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사 대표도 카카오의 적극적 플랫폼 활성화 대책 마련에 동의했다. 하지만 플랫폼 자체에 미흡한 부분이 있는 상태에서 카카오가 입점 업체를 지원해주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이 대표는 “서비스가 나와서 마케팅을 하려면 플랫폼이 잘돼있어야 하는데 이런 상태에서 고객이 들어오면 신뢰를 잃을 수가 있다”며 “CP간담회에서 카카오가 유저들에게 적합하지 못한 부분을 인정했고 9월 정도까지 카카오페이지 리뉴얼(재개발)을 목표로 했다”고 전했다.

◆입점 업체들, 개편 때까지 시장 관망=입점 업체들에 따르면 카카오페이지는 이르면 오는 9월 대규모 개편을 앞두고 있다. 카카오는 CP간담회를 통해 카카오페이지 사용자환경(UI)부터 결제방식, 유료화 정책 등 재출시 수준의 개편 계획을 밝힌 바 있다.

A사 대표는 “지금 입점한 업체들은 콘텐츠 생산을 줄이고 시장을 관망하고 있다”며 “콘텐츠 심사를 받으면 초반에 3일 걸리던 것이 이제 오전에 심사가 들어가 오후에 결과가 나온다. 그만큼 콘텐츠 생산이 줄었다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B사 대표는 “지금은 한발 빼고 있는 상황으로 콘텐츠를 안 올린다”며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동력이 필요한데 카카오가 대안을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가면 다시 론칭을 하더라도 악순환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C사 대표는 “카카오페이지 매출이 나지 않아 기존에 했던 애플리케이션  판매했던 쪽을 보고 있다”며 “카카오가 플랫폼을 제대로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측은 “친구 관계를 잘 이용하게끔 바뀌고 결제부분도 어렵다는 평들이 있어 쉽게 바뀔 것”이라며 “하반기에 리론칭(재출시)하는 수준으로 많이 바뀐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적극적인 플랫폼 확장 정책 추진에 대해 “업체들이 마케팅을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현재 무료 콘텐츠 비율제한도 업체에게 자유도를 주는 식으로 바뀌었다”면서 “카카오페이지의 굵직한 방향은 서로가 잘되는 것이다. 구체적인 방향은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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