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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부 주파수 경매안, 유효경쟁정책 폐지 첫 작품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지난 주 미래창조과학부(장관 최문기)가 주파수 할당방안을 확정했다. 서로 다른 경매 방안을 혼합한데다 오름방식에 밀봉방식의 혼합, 밴드플랜의 자유로운 이동 등을 조합하면서 이동통신사들의 치열한 두뇌싸움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 미래부의 주파수 경매방안은 후발사업자를 보호해주는 유효경쟁정책 폐지 선언의 의미도 담고 있다. 정보통신부 때부터 방송통신위원회를 거칠때까지 통신정책은 주파수나 접속료 정책을 통해 후발 사업자들이 선발사업자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지난 2011년에 있었던 주파수 경매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를 배려한 정책이었다. 방통위는 당시 황금주파수였던 2.1GHz 대역에 SK텔레콤과 KT의 입찰을 원천 차단했다. SKT와 KT는 치열한 경매전 끝에 SKT가 1.8GHz 대역을 시초가격의 2배인 1조원에 가져갔지만 LG유플러스는 최저경매가격인 4455억원에 2.1GHz 대역을 확보할 수 있었다.

지난해 말에 있었던 접속료 정책에서도 방통위는 차등정책을 고수했다. 당초 방통위는 차등 접속료를 단일화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경쟁환경 미흡, LG유플러스의 높은 원가 등을 감안해 차등 정책을 이어갔다.

이처럼 방통위가 통신정책을 관할할 때까지는 후발 사업자에 대한 유효경쟁정책이 유지됐지만 미래부가 통신정책을 맡게 되면서 유효경쟁정책도 폐지 수순을 밟고 있다.

이번에 발표된 주파수 할당방안은 그야말로 예측하기 힘든 복마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번 경매 때와는 달리 후발사업자에 대한 배려는 찾기 힘들다.

지금까지는 SKT와 LGU+가 한팀이 돼 KT의 주파수 광대역화를 막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LG유플러스가 독자적인 작전을 짜지 않으면 주파수 경매전에서 패자가 될 확률도 높아졌다.  이번 주파수 경매방안에 LGU+의 반대 목소리가 더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미래부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는 이동통신 산업 활성화에 대한 철학이 과거와는 달라졌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지배적 사업자인 SKT의 행보를 묶어두고 3위 사업자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방안에 초점을 맞췄다.

LG유플러스에 대한 유효경쟁정책이 지속되려면 KT 인접대역을 배제한 1안이 채택돼야 했지만 미래부는 모두가 같이 가는 것 대신 어느 한 사업자가 치고 나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물론, 치고 나갈 수 있는 사업자는 3사 모두 해당이 된다.

조규조 미래부 주파수정책관은 "예전대로 같이 가게 되면 경쟁이 생기지 않는다"며 "뒤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앞에서의 경쟁이 이뤄져야 산업발전, 국민편익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이는 후발 사업자에 대한 일방적인 배려는 더 이상 없다는 뜻이다. 그리고 LG유플러스가 가입자 1000만명을 돌파하고 LTE 시장에서 SKT, KT를 압박하는 등 자립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번 주파수 경매방안이 LG유플러스에게만 일방적으로 불리하다고 볼 수도 없다. 다만, 지금까지 배려를 받아왔던 것에서 자구책을 마련하고 스스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을 뿐이다.

조 정책관은 "이제는 똑 같은 경쟁을 할 수 없는 구조"라며 "사업자들은 주파수를 저렴하게 가져가서 마케팅을 강화할지, 서비스나 망경쟁을 가속화할지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미래부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주파수 광대역화나 주파수부하분산기술(MC, 멀티캐리어)을 통한 서비스간 큰 차별점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적으로 차이가 다소 존재하더라도 다수의 이용자에 서비스 되기 때문에 이론적인 효과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달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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