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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시장, 오늘의 동지가 내일은 적

채수웅 기자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최근 미래창조과학부가 주파수 할당방식을 혼합경매로 확정지으면서 이동통신사들의 머리가 복잡해지고 있다.

당초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 연대가 예상됐지만 경우의 수가 많아지만서 어제의 동지가 내일 적으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지금까지 이동통신 시장은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에 KT와 LG유플러스가 연합해 대응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동통신 시장이 음성에서 데이터로 바뀌면서 양사의 합종연횡도 사라졌다.

KT는 3G 올인전략으로 경쟁환경을 바꾸는데 성공했다. SKT와 같은 주파수 대역에서 경쟁을 한 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였다.

하지만 이를 계기로 KT와 LG유플러스의 합종연횡은 깨졌다. 3G 때부터는 상황에 따라 아군과 적군이 달라지게 됐다.

오히려 LG유플러스는 3G 시대에서 SK텔레콤, KT와 싸워야 하는 형국이었다. 하지만 이동통신 기술방식의 차이와 스마트폰 수급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LG유플러스가 LTE 서비스를 가장 먼저 시작하고 가장 적극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이유다. 2G, 3G 때처럼 주파수, 이동통신 기술 차이가 사라진 LTE 시장에서는 그야말로 적, 아군의 개념이 사라졌다.

3G 시장 초기 KT가 아이폰을 도입하며 승승장구 했던 것처럼 LG유플러스는 LTE 시장 초기 제일 잘나갔다. 반면 KT는 LTE 주파수 문제 때문에 시장 초기 LG유플러스에 고스란히 가입자들을 내줬다. SKT 역시 마찬가지다. LG유플러스가 곱게 보일리 없다.

하지만 KT가 인접대역 주파수로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아지자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연합해 KT를 압박하고 있다.

그런데 미래창조과학부의 주파수 할당방식이 혼합방식으로 정해지자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당초 KT를 막겠다는 목표가 흔들릴수도 있게 된 것이다.

의도하지 않게 SK텔레콤과 KT의 연대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어제의 동지가 내일 적으로 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동통신 3사는 저마다 불리한 할당방안이라며 미래부에 볼멘소리를 내고 있지만 속으로는 어떻게 해야 내가 살아남고 경쟁사에 생채기를 낼 수 있을까 고민이다. 영원한 동지도 적도 없는 이통시장이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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