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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승부의 추’ 기운다…2분기, 양강체제서 ‘삼성 1강’ 가속화

윤상호 기자
- 애플, 1년 1종 신제품 전략 한계 봉착…‘1강1중’이냐 ‘1강다약’이냐 갈림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삼성전자를 마지막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진행하는 주요 업체의 지난 2분기 실적 발표가 마무리됐다. 스마트폰 경쟁은 삼성전자 애플 양강체제에서 1강 1중 다(多)약 구도로 전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노키아처럼 절대강자로 진화하고 있다. 애플은 점차 힘이 떨어지는 모양새다. 노키아는 예전의 영화를 찾기 어려워 보인다.

26일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전체 휴대폰 규모는 3억8500만대다. 전년동기대비 3.9% 늘었다. 같은 기간 스마트폰 규모는 2억2960만대다. 전년동기대비 46.7% 성장했다. 전체 휴대폰 중 스마트폰은 2012년 2분기 42.1%에서 2013년 2분기 59.6%로 17.5%포인트 증가했다.

◆삼성전자만 이익 감소?…전체 업계 경쟁 심화=SA는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휴대폰과 스마트폰 판매량을 각각 1억700만대와 7600만대로 추산했다. 부동의 1위다. 전기대비 휴대폰과 스마트폰 각각 1.3%와 9.5% 증가했다. 휴대폰 판매량은 2위 노키아와 3위 애플을 합친 것보다 많다. 스마트폰 판매량은 2위 애플의 2배 애플을 포함 5위권 업체 총합을 상회한다. 2분기 삼성전자의 휴대폰 점유율은 27.7% 스마트폰 점유율은 33.1%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관련 매출과 영업이익을 따로 공개치 않는다. 휴대폰을 포함한 정보기술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IM)부문의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35조5400억원과 6조2800억원이다. 전기대비 매출액은 8% 상승했지만 영업이익은 3% 하락했다.

애플은 지난 2분기 스마트폰을 3120만대 팔았다. 애플은 일반폰은 만들지 않는다. 2분기 점유율은 13.6%다. 전기대비 판매량은 16.6% 감소했다. 애플의 스마트폰 매출액은 181억5400만달러 전기대비 20.9% 떨어졌다.

노키아는 지난 2분기 스마트폰 740만대 일반폰 5370만대 총 6110만대 휴대폰을 공급했다. 2분기 휴대폰과 스마트폰 점유율은 각각 15.8%와 3.2%다. 전기대비 판매량은 휴대폰이 4% 내려갔지만 스마트폰은 21% 올라갔다. 2분기 노키아의 휴대폰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앤서비스부문 매출액은 27억2400만유로 영업손실은 3300만유로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5.7% 하락했고 적자는 지속됐다.

◆애플, 샌드위치 위기론 부각=삼성전자 애플 노키아 성적에 대해 시장의 평가는 ‘기대에 못 미친다’는 큰 틀은 같지만 상황은 다르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이익의 감소’를 애플에 대해서는 ‘성장성에 의문’을 노키아에 대해서는 ‘생존 불투명’을 걱정하는 소리다.

3개사 중 삼성전자만 판매량과 매출 모두 증가했다. 휴대폰은 전형적인 ‘상저하고(上底下高)’ 시장이다. 1분기가 비수기 4분기가 성수기다. 삼성전자의 흐름만 시장과 같이 움직인 셈이다. 이익은 줄었지만 이는 전체 업계 경쟁 심화 탓이다. 삼성전자는 이익이 조금 줄었지만 하위 업체는 아예 돈을 벌지 못했다. 삼성전자의 ‘규모의 경제’ 기반 원가절감 능력을 경쟁사가 따라잡기도 쉽지 않다. 같은 부품을 넣은 제품을 팔면 삼성전자가 돈을 가장 많이 남길 가능성은 여전하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김현석 상무가 이날 ‘2013년 2분기 결산실적 컨퍼런스콜’에서 “현재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라며 “(스마트폰 원가 상승은) 플랫폼 및 부품 공용화와 모델 효율화로 대응을 할 것이다. 규모의 경제 효과도 있다”라고 말한 것도 이런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1년에 1종이라는 신제품 전략의 한계에 봉착했다. 애플은 그동안 신제품 출시 직전 분기인 3분기 판매량 최저점을 찍어왔다. 그러나 신제품 경쟁이 격화되며 신제품 효과를 1년 동안 유지하는데 차질이 생겼다. 판매량에 비해 마출 감소폭이 큰 것은 작년 선보인 ‘아이폰5’보다 재작년 내놓은 ‘아이폰4S’가 더 팔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애플이 이를 극복하려면 중저가 전용 제품 출시와 신제품 주기 단축이 필수로 여겨진다.

◆애플 부진, 3위권 업체 기회? 위기?=SA 닐 마우스톤 전무이사는 “현재 스마트폰 제품군의 한계”라며 “애플은 프리미엄에서는 5인치 안드로이드폰 중저가에서는 3인치 안드로이드폰에 협공을 당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노키아는 사실상 경쟁에서 탈락했다. 2분기 760만대는 윈도폰 스마트폰 분기 최다 판매다. 스마트폰 분기 최다 판매를 기록해도 이익이 나지 않는다. 이미 스마트폰에서 노키아는 군소업체가 됐다. 삼성전자 애플과 중국업체 외에는 버티는 것이 경쟁력인 상황에서 이런 식이면 더 이상 버티기가 어렵다. 휴대폰 판매량 2위를 지키고는 있지만 의미가 없다.

마우스톤 전무이사는 “노키아는 심비안폰과 일반폰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라며 “중국 미국 인도 3대 시장이 노키아의 숙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중국 미국 인도 모두 이미 판세가 기운 시장이다.

한편 이에 따라 시장은 1강 1중 다약체제로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원가경쟁력과 공급망관리(SCM) 능력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점유율 30% 영업이익률 10% 후반을 지키는 가운데 애플의 빈틈을 나머지 업체가 차지하려는 경쟁이 예상된다. 아울러 애플이 반전을 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LG전자 등 기타 업체가 점유율 10%선에 도달하기 전 전체 시장 이익이 과도하게 줄어들 경우 1강다약 체제로 흐를 가능성도 높다. 2000년대 일반폰 시장 성숙 과정에서 노키아와 기타 업체의 경쟁 구도와 유사하다. 결국 애플의 신제품이 모습을 드러내는 9월 이후가 승부처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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