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여유가 되는 세탁, 쓸수록 돈 버는 생활가전

이수환 기자
생활가전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스마트’는 물론이고 용량, 기능, 디자인, 사용자 편의성 등 다양한 요소로 무장하고 프리미엄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프리미엄 생활가전은 단순히 가격이 비싸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사용자 라이프스타일을 주도하고 하방전개를 통해 업계의 전반전인 트렌드를 주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편집자 주>

[기획/전에 없던 프리미엄 생활가전을 말하다②]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산업혁명 이후 현대인에게 없으면 무척 불편한 생활가전을 꼽자면 냉장고와 세탁기가 빠질 수 없다. 냉장고는 1년 365일 항상 작동하고(전원 버튼도 없다) 세탁기는 여성의 삶 전반에 큰 변화를 몰고 왔다.

로마 바티칸 교황청 기관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는 20세기 여성 해방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은 먹는 피임약도 아니고 근로의 권리도 아닌, 세탁기라고 말했을 정도다. 세탁기를 작동하고 있는 시간을 이용해 여가를 즐기거나 다른 집안일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최근 국내 세탁기 시장은 친환경 바람이 거세다. 그 동안 드럼세탁기가 전자동세탁기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물을 적게 쓴다는 점을 내세웠지만 이것만 가지고는 더 이상 친환경을 논하기 어려워졌다. 불필요한 세탁시간을 줄이면서도 세척력을 높여야 한다.

◆세척력↑유지비용↓=드럼세탁기의 세척력은 모터로 세탁물을 끌어올려 아래로 떨어뜨리는 중력의 힘과 세제와 같은 화학적인 영향력에 의해 좌우된다. 드럼세탁기 내부 구조가 같다면 기본적인 세탁력, 쉽게 말해 세제와 같은 외부 조건을 빼면 세탁력 자체는 큰 차이가 없다. 따라서 세제를 어떻게 세탁물에 골고루 뿌려주느냐가 중요한 포인트다.

대표적인 제품이 삼성전자 ‘버블샷’이다. 세제를 거품으로 만들어 옷감에 잘 스며들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워터샷’을 하나씩 추가해 세척력을 극대화했다. 이름은 저마다 다르지만 드럼세탁기 내부에서 세제를 분무기처럼 뿌려주는 기능은 대부분 기본으로 채용하는 추세다. 물론 원조는 삼성전자 버블샷 드럼세탁기다.

올해 출시된 ‘버블샷3’는 세척력 강화뿐 아니라 친환경에 더 많은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세제 절약을 위한 ‘자동세제투입’ 기능은 세탁물 3~6Kg 기준 표준 사용량 설정 시 한 번의 세제 투입으로 액체세제는 21회, 섬유유연제는 16회 사용이 가능하다.

 


세탁물 3kg 기준 정량이 19밀리리터이나 소비자가 평균적으로 66밀리리터를 사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동세제투입 기능으로 인해 세제 사용량을 기존 대비 약 1/3 수준으로 줄일 수 있게 된 셈이다.

연간으로 계산하면 세제 절감량이 4500밀리리터(2리터 세제 2.5개) 이며 금액으로 환산하면 약 2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정량의 세제를 사용하기에 세제찌꺼기가 없어 추가 헹굼이 없기에 물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정직한 건조, 물의 금전적 가치를 고려하다=물을 쓰지 않는 ‘무수(無水) 건조’도 버블샷3의 특징 가운데 하나다. 기존 드럼세탁기는 건조할 때 물을 이용하지만 버블샷3는 공기로 건조하는 방식으로 물사용 없이 건조 시간이 기존 ‘버블샷2’ 대비 절반으로 줄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이렇다. 세탁물 건조를 위해서는 반드시 제습이 필요한데 이를 물로 해결했던 것이 기존까지의 드럼세탁기 건조 방식이다. 습한 공기를 물로 제거하는 원리는 온도가 높은 습한 공기를 외부로 배출하기 위해 찬물을 이용한다. 뜨거운 온도와 차가운 온도의 차이로 제습을 하는 원리다.

문제는 물 낭비가 심하다는 것. 건조를 위해서는 분당 0.3리터의 물이 필요한데 200분 이상 되면 50리터 이상 되고 심한 경우 100리터도 넘는다. 유럽에서는 물이 전기만큼 비싸서 소비자가 드럼세탁기를 구입할 때 물을 몇 리터 사용하느냐를 따질 정도다.

시간으로 들여다보면 기존 버블샷2 176분 대비 버블샷3는 78분으로 절반정도 줄었다. (세탁물 3Kg 부하 기준) 또한 건조 시 물사용이 전혀 없어 물 52리터를 절약할 수 있다. 이는 전기료로 기존 버블샷2 대비 약 20% 절약이 가능한 셈이다. (세탁물 3Kg 부하 1회 건조 기준)

 


친환경을 위해 옷감이 손상된다면 곤란하다. 기본적으로 건조는 옷감에 뜨거운 바람을 불어 넣을 수밖에 없는데 이 과정에서 옷감 손상이 뒤따른다. 버블샷3에 적용된 ‘에어 스피드 드라이’ 기능은 기존 대비 절반의 시간으로 기존과 동일한 건조도에 도달할 뿐 아니라 건조 시간 단축을 통해 옷감이 열에 노출되는 시간도 줄였다.

드럼세탁기의 기본 원리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바뀌지 않았다. 물과 세제를 전혀 쓰지 않는 획기적인 세탁 방식이 도입되지 않는 한 친환경과 유지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물의 가치 및 절약에 대한 중요성이 점점 확대되면서 금전적 가치는 더욱 높아질 것”이라며 “건조에 대한 기준을 향상시켜 소비자에게 정직한 건조를 느끼게 해주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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