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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빌, 경쟁사 컴투스 왜 인수했나

이대호 기자
- 업계 “국내 투자대상은 컴투스밖에 없어”…인수 후 구조조정 전망 제기도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국내 게임업계에 빅딜이 성사됐다.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국내 2강 업체로 자리 잡은 게임빌과 컴투스 간 경영권 인수에 대한 양해각서가 지난 3일 체결됐다. 게임빌이 컴투스를 700억원에 인수한다. 3주간 실사 후 5주 이내 매매계약이 성사될 예정이다.

인수대금은 게임빌이 앞서 실시한 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기반이 됐다. 게임빌은 지난 2분기 실적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확보한 현금의 사용처에 대해 “퍼블리싱 관계를 맺고 있는 회사는 물론 새로운 개발사 국내외 개발사 모두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앞서 업계에서는 투자 대상이 컴투스가 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게임빌이 900억원을 쓸 만한 대상이 국내엔 컴투스밖에 없다”며 “해외기업도 대상이라고 했지만 기업문화 등을 감안했을 때 각자 사정을 잘 아는 컴투스가 투자 대상의 최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컴투스 창업자인 박지영 대표가 워커홀릭으로 알려질 만큼 평소 자기 사업에 애착이 큰 것으로 줄곧 회자돼 왔기 때문에 경영권까지 넘긴 것에 대해서는 업계도 이유를 파악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컴투스는 박 대표와 배우자이자 최대주주인 이영일 부사장과 함께 부부경영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박 대표와 이 부사장은 각각 사업과 개발 분야를 나눠 맡은 바 외조와 내조경영을 해왔다

업계에서는 게임빌의 컴투스 인수에 대해 CJ E&M 넷마블과 NHN엔터테인먼트,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온라인게임업체의 모바일 시장 진입과 예상보다 빠른 영향력 확대 등 업계 내 무한 경쟁이 이어진 결과로 해석했다.

두 회사 중 컴투스는 특히 대형사와의 경쟁에서 심한 부침을 겪었다. 소셜게임 ‘타이니팜’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지 못했고 카카오 게임 플랫폼 대응마저 한발 늦으면서 한때 7만원대를 기록했던 컴투스의 주가는 최근 2만원대로 떨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선데이토즈와 파티게임즈 등 후발 벤처회사가 게임 1종으로 컴투스의 분기 매출을 앞지르자 업계는 컴투스가 새로운 모멘텀을 마련하기 위해 결단을 내린 것 아니겠냐는 분석을 제기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이번 인수 배경에 대해 “최근 컴투스가 주가도 떨어지고 성장 모멘텀을 잃은 분위기였다”면서 “넷마블과 위메이드 등에 기득권을 잃고 해볼 건 다 해봤는데 파장을 일으키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지 않겠나”라며 진단을 내리기도 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향후 전망에 대해 “모바일과 온라인 등 시너지를 볼 수 있는 다른 분야가 아닌 같은 분야의 업체를 어설프게 인수하면 도움이 안 될 것”이라며 “구조조정 등 실질적 비용절감 노력이 수반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에 대해 강재은 컴투스 홍보팀장은 “지금 단계에서는 조직변화 등 어떠한 사업적 변화도 결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김용훈 게임빌 홍보실장은 컴투스 인수 취지에 대해 “국내 개발사 중 해외에서 인지도가 있는 업체가 게임빌과 컴투스뿐”이라며 “해외에서 잘하는 업체가 만나 시너지를 내고자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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