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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미국 판금 확정 ‘치명타’…특허협상, 애플 뜻대로 가나(종합)

윤상호 기자

- 삼성전자, 공격 수단 대부분 상실…내년 2차 본안 소송, 한 가닥 희망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애플 제품의 수입금지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삼성전자 제품의 수입금지는 받아들였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이 중대한 전기를 맞았다.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애플을 공격할 수단을 거의 잃었다. 애플은 특허소송의 과실을 따낼 일만 남았다. 내년 진행 예정인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2차 본안 소송(C 12-0630)이 삼성전자의 유일한 희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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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8일(현지시각)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8월9일(현지시각) ITC가 내린 삼성전자 제품 수입금지 판결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치 않았다. 이로써 ITC의 삼성전자 제품의 미국 수입금지 결정은 이날부터 효력이 발생했다. ITC는 삼성전자가 애플의 ▲헤드셋 인식 관련 특허(\'501특허) ▲휴리스틱스 이용 그래픽 사용자 환경 특허(\'949특허) 등 2건을 침해했다고 봤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지난 2011년부터 전 세계에서 서로가 서로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핵심 전장은 미국이다. 미국은 중국과 더불어 세계 최대 휴대폰 시장이다. 미국에서 소송은 애플에 유리한 국면이다. 캘리포니아 북부지법의 1차 본안 소송(C 11-1846)과 ITC 모두 이겼다. ITC는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를 침해했다는 판결도 내렸지만 이는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의미가 없어졌다.

캘리포니아 북부지법은 1차 본안 소송 1심에서 지난 3월 삼성전자에게 애플에 5억9950만달러(6500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애플은 ITC 판결을 근거로 삼성전자에 추가 배상액을 요구하는 소송을 낼 수도 있다. 삼성전자도 ITC 판결을 근거로 배상을 청구할 수는 있지만 애플이 받을 돈이 삼성전자가 받을 돈보다 많다. 삼성전자가 기댈 곳은 내년 시작하는 캘리포니아 북부지법 2차 본안 소송이다. 이 소송은 삼성전자가 기존 표준특허가 아닌 상용특허로 애플을 걸었다.

통상 특허소송은 한 쪽이 유리해지면 협상으로 마무리 된다. 현재로써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은 애플이 우위에서 협상할 수 있는 위치다. 특허협상은 상호특허교환(크로스 라이센스) 성격이지만 아쉬운 쪽이 유리한 쪽에 막대한 사용료를 내는 것이 현실이다.

한편 삼성전자와 애플이 끝까지 소송을 고수할 경우의 수도 있다. 각사가 서로에게 배상할 돈을 주고 침해했다고 판결난 상용특허를 모두 회피 기술을 개발해 적용하는 방법이다.

특허소송은 판결까지 1~2년이 걸리기 때문에 판결이 날 때는 이미 제품 판매 주기가 끝난다. 양사가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벌어들이고 있는 이익을 생각하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다만 2차 본안 소송에서도 삼성전자가 지면 애플보다는 삼성전자가 이익이 큰 폭으로 감소할 여지가 많다. 미국 법원은 대체로 범죄행위로 번 이익에 대해서는 수배에 달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액을 내리기 때문이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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