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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코 ‘ACI’ 시장 출격…‘비욘드 SDN’ 차별화 공세

이유지 기자
- 애플리케이션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인프라 전환, 민첩성 높이고 자동화 구현

[디지털데일리 이유지기자] 시스코가 기업의 비즈니스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차세대 데이터센터 아키텍처인 ‘애플리케이션 중심 인프라스트럭처(ACI)’를 제안하고 나섰다.

가상화·클라우드 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네트워킹 패러다임으로 부상한 소프트웨어정의네트워킹(SDN)은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완전한 대안이 되기에 크게 부족하다고 강조하면서, 해법으로 ‘ACI’를 내세웠다.

‘ACI’는 SDN의 한계를 메워주는 ‘비욘드(beyond) SDN’으로, 물리·가상 환경을 포괄하고 네트워킹을 뛰어넘어 기업의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이 요구하는대로 IT 인프라를 단순하면서 민첩성과 확장성이 뛰어나며 개방적인 환경으로 만들어준다는 것이 시스코의 설명이다.

시스코코리아가 20일 개최한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ACI’ 아키텍처와 제품군을 소개한 브래들리 웡 시스코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기업에서 새로운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데 수개월이 걸린다. IT 인프라가 기업 비즈니스에서 병목이 되고 있는 것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새로운 모델의 네트워크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웡 부사장은 “네트워킹 서버 스토리지 인프라가 아무리 훌륭하더라도 기업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애플리케이션”이라며 “기업에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킹을 넘어 차별화된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CI를 구현하기 위해 시스코는 새로운 ASIC 칩을 탑재한 스위치 플랫폼인 ‘넥서스 9000’ 제품군과 데이터센터 내에서 미들웨어 역할을 수행하는 컨트롤러인 ‘애플리케이션 정책 인프라스트럭처 컨트롤러(APIC)’, 가상 스위치인 ‘애플리케이션 버추얼 스위치(AVS) 등을 새롭게 선보였다. BMC, CA, 마이크로소프트, 시만텍, 시트릭스, 에뮬렉스, SAP, F5네트웍스, EMC, IBM, VM웨어 등 다양한 IT업체들과도 협력한다.

이들 제품군을 본격 출시하면서 시스코는 SDN과 차별화 강도를 한층 높였다.

웡 부사장은 “박스 중심의 전통적인 네트워크를 프로그램가능하고 더욱 민첩하면서 자동화된 형태로 구동하기 위한 방법으로 SDN이 추진되고 있지만, 경쟁사들이 접근하는 소프트웨어 오버레이 방식은 총체적인 해법을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 이유로는 “가상화된 애플리케이션은 아직 많지 않다. 새롭게 개발된 애플리케이션 외에는 대부분이 가상화되지 않은 환경에서 구동되고 있고, 최근 대두된 빅데이터 애널리틱스 플랫폼 역시 가상화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며 가상화 환경과 물리적 환경이 데이터센터 내에 공존하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그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별로 요구하는 인프라 요건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할 수 없다”면서 “현재 기업이 사용하는 대표적인 비즈니스 애플리케이션인 SAP ERP의 경우 물리적 네트워크와 컴퓨팅·스토리지에서 구동된다. 마이크로소프트 익스체인지와 셰어포인트는 가상 컴퓨팅 환경과 네트워크 액세스, L4-L7 서비스, WAN 연결을 필요로 한다. 하둡 빅데이터는 물리적 컴퓨팅과 네트워킹 액세스, WAN, 스토리지 요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또 “소프트웨어 처리방식으로는 빠른 애플리케이션의 구동 성능을 지원하는데도 한계가 있다”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통합적으로 활용하는 아키텍처를 개발한 배경을 설명했다.

웡 부사장은 “인프라에 추가되는 오버레이 접근은 네트워크의 복잡성을 높이고 가시성을 떨어뜨려 문제 파악과 해결을 어렵게 한다”며 “소프트웨어 오버레이 방식은 네트워킹에 그칠 뿐, 그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공격했다.

시스코는 특정 애플리케이션마다 필요로 하는 인프라를 신속하게 구성, 변경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APIC를 들고 나왔다. APIC는 서로 다른 언어와 요구사항을 가진 애플리케이션과 네트워크, 컴퓨팅, 스토리지 등 각각의 인프라를 통합해 중앙집중적인 정책관리와 프로비저닝을 수행한다. 일종의 공통 플랫폼이자 미들웨어의 역할을 이행한다고 볼 수 있다.

APIC의 가장 큰 강점은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프로파일’ 기능이다. 이는 네트워크 연결 정책과 대역폭·가용성, QoS(서비스품질), 애플리케이션 L4~L7 서비스, 웹·애플리케이션·DB 서버 등의 컴퓨팅, 스토리지, 보안정책 등 애플리케이션별 요구조건에 맞춰 필요한 인프라 구성 정책을 정의, 간단하게 설정해 이를 전체 인프라에 배포한다. 보다 간단하고 자동화된 인프라 운영 방식을 구현할 수 있게 만드는 ACI의 핵심 요소다.

웡 부사장은 “APIC를 애플리케이션 친화적인 인터페이스로, 애플리케이션 입장에서 필요한 요구사항을 바라보며 단순하게 구현할 수 있게 해준다”면서 “이는 네트워크 관리자만 담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애플리케이션 담당자들도 다룰 수 있다”고 소개했다.

ACI는 기본적으로 데이터센터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 구축시 발목을 잡았던 네트워크 이슈를 모두 제거해 민첩성을 보장하고, IT 부서간 협업을 쉽게 해준다. 네트워크 인프라는 기존의 복잡한 수직구조를 탈피해 ‘스파인·리프(Spine·Leaf)’ 스위칭 기반의 수평적인 구조가 구축된다.

시스코는 이같은 ACI를 지원하기 위해 선보인 새로운 하드웨어 플랫폼인 ‘넥서스 9000’ 시리즈를 출시했다. 내년 상반기부터 ACI 모드를 지원하며, 이번에 선보인 ‘넥서스 9500’ 외에도 다양한 규모의 제품을 추가할 예정이다.

‘넥서스 9000’ 제품군에는 VxLAN을 지원하는 브로드컴의 저전력 상용 칩(Trident2)과 함께 시스코가 개발한 주문형 ASIC을 탑재했다. 이같은 접근으로 시스코는 ACI 구현을 위한 높은 성능과 포트집적도, 전력효율성과 가격경쟁력이 뛰어나다는 점을 부각했다.

ACI가 큰 폭의 기업 총소유비용(TCO) 절감 효과를 제공해준다는 점도 크게 강조했다. VM당 과금방식을 없애주고 케이블 투자비용을 줄여 소프트웨어 전용 네트워크 가상화 솔루션 대비 TCO를 75% 수준까지 절감할 수 있다는 것이 시스코의 설명이다.

웡 부사장은 “소프트웨어 오버레이 접근방식이 비용 절감되는 것도 아니다. 소프트웨어 오버레이를 위해서는 하드웨어 투자를 필요로 하며, ‘VM세금’이라 부르는 VM당 100달러가량의 추가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운영비용(OPEX)도 절감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넥서스 9000’은 백플레인 없는 설계방식의 모듈형 스위치를 사용해 고객사가 전력 및 냉각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제공한다. 시스코는 40G BiDi 광연결 커넥터로 광케이블 포설 비용도 크게 절감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40G BiDi 광연결 커넥터는 데이터센터 내에서 10G 광케이블을 기반으로 40G 연결기술을 지원한다.

시스코는 ACI의 개방성도 강조한다. 개방형 API(애플리케이션프로그램인터페이스)와 프로토콜, 표준 지원 등으로 프로그램가능성을 구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핵심 기술도 모두 공개했다고 밝혔다.

웡 부사장은 이에 관해 “시스코는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프로파일을 구현하는 엔드포인트그룹핑 정책 개념과 오픈 가상스위치를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공개했다”며 “오픈데이라이트에도 ACI 정책 모델, 컨트롤러와 인프라 연결 관련부분을 제공하고 있지만 아직 초기단계여서 지켜봐야 한다. 오픈스택에서는 한층 적극적인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고 전했다.

시스코는 관리, 오케스트레이션, 모니터링, 가상화, 네트워크 서비스, 스토리지 파트너들과 협력에 나선다. 기존 네트워크 자동화 툴과 통합이 가능한 개방형 RESTful API 및 오픈스택, 오픈데이라이트, 가상스위치 등 오픈소스 커뮤니티 주도의 확장 기술과 연동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웡 부사장은 “유연하고 단순하며 자동화가 구현된 프로그램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과 인터페이스인 APIC,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기능을 통합할 개방형 협력 파트너 생태계로 ACI 빌딩블록을 구축했다”며 “경쟁사이기도 한 마이크로소프트, EMC, 넷앱, 시트릭스 등이 모두 파트너로 ACI에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시스코의 접근방식이 올바른 방향이기 때문으로, 앞으로 많은 파트너들이 함께 할 것”이라고 당위성을 부여했다.

시스코는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한 차세대 제품 개발에 주력해 온 인시에미네트웍스의 나머지 지분을 전량 인수했다. 이에 따라 인시에미네트웍스는 시스코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다. 법적 인수절차는 오는 12월 10일 완료될 예정이다.

지난 2012년 4월 시스코는 인시에미네트웍스에 1억달러를 투자하고, 같은 해 11월 3500만러를 추가 투자한 바 있다. 인시에미 제품 판매 매출을 기반으로 산정할 경우, 이번 인수로 인한 최대 지불금액은 8억6300만달러로 예상된다.

<이유지 기자> yj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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