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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IT] 카메라를 사자 PC를 사자, 그냥 아이폰을 사자…‘아이폰5S’ 써보니

윤상호 기자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애플은 참 고민스러운 회사다. 기대치가 높다보니 제품이 저평가 당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스마트폰 ‘아이폰’ 시리즈는 더욱 그렇다.

아이폰 시리즈는 제품은 있었지만 시장은 없었던 스마트폰을 단숨에 휴대폰 주류로 만들었다. 해가지지 않을 것 같았던 노키아까지 무너질 만큼 충격은 컸다. 애플 신제품에 대해 원하는 수치는 올라갔고 이를 맞추기는 어려워졌다. 운영체제(OS)와 스마트폰 모두 미완성이었던 안드로이드 진영과 달리 애플의 OS와 스마트폰은 완성형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이번에 나온 ‘아이폰5S’도 마찬가지다. 아이폰5S를 한 달여간 사용해봤다. 눈에 띄는 변화보다는 눈에 띄지 않는 변화가 매력적이다. 화면 크기를 빼고는 안드로이드 진영을 압도할 만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아이폰5S의 눈에 띄는 변화는 ‘지문인식(터치ID)’이다. 안드로이드폰(팬택)이 지문인식을 ‘개인정보를 지키는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아이폰5S는 ‘편한 암호 입력 방식’으로 접근하고 있다. 홈버튼에 손가락을 올리기만 하면 인식된다. 손가락을 어느 방향으로 하든 상관없다. 홈버튼을 누른 뒤 암호를 입력해 활성화 하는 3단계를 손가락이 홈버튼을 누르는 순간 암호 입력 역할을 해 1단계로 줄인 셈이다. 애플의 콘텐츠 마켓에서도 지문인식을 암호 입력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아이폰5S의 눈에 띄지 않는 변화는 눈(카메라)과 머리(AP,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다. 사진을 찍을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빛이다. 빛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해석해내야 만족스러운 사진을 얻을 수 있다. 하드웨어적 소프트웨어적 능력이 모두 필요하다. 카메라는 카메라에 특화된 폰을 포함해도 현재 나온 스마트폰 중 아이폰5S가 가장 뛰어나다.

화소는 전작과 같지만(800만화소) 아이폰5S는 필름 역할을 하는 CMOS이미지센서(CIS)의 크기를 15% 키웠다. CIS가 커지면 보다 세밀한 표현이 가능하다. 그래서 최근 들어 디지털카메라도 화소수 보다는 CIS 크기를 특장점으로 내세우는 경우가 많다. 예전 아날로그 필름 크기와 같은 ‘풀프레임’ CIS를 장착했다는 광고를 연상하면 된다.

렌즈의 조리개도 f/2.2로 커졌다. 이 숫자는 낮을수록 빛을 많이 받을 수 있다. 전작 대비 33% 많은 빛을 느낀다. f/2.2면 웬만한 디카 못지않다. 플래시는 백색과 황색 두 개의 발광다이오드(LED)를 갖췄다. 얼굴만 하얗게 뜬 사진이 아닌 배경과 색감을 살린 좀 더 자연스러운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도 이제 화소수 경쟁이 아닌 품질 경쟁 시대가 열렸다.

향상된 하드웨어를 십분 활용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 능력도 향상됐다. 아이폰5S로 사진을 찍을 때 대부분 연사모드를 쓰게 된다. 연사로 찍은 사진은 바로 저장되고 실시간으로 잘 나온 사진을 골라준다. 맘에 들지 않는 사진은 한 번에 모두 버릴 수 있다. 찍은 직후에 버려도 나중에 버려도 일일이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초당 10장을 찍을 수 있다.

동영상은 슬로 모션을 제공한다. 초당 120프레임을 지원한다. 동영상을 찍은 뒤에 슬로 모션 부분을 바꿔도 된다. 일부는 슬로 모션으로 일부는 정상 모션으로 전환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슬로 모션도 소리가 같이 저장돼 이런 변환에도 불구 어색함이 없다.

AP는 스마트폰 최초로 64비트 아키텍처를 이용했다. 현재 대부분 개인용 PC도 32비트 아키텍처를 사용한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한다. 더 빠르고 복잡한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할 수 있다. 카메라 소프트웨어 개선도 이 64비트 AP(A7칩)의 도움을 받았다. 물론 기본 탑재 앱 외에 아직 64비트 AP를 제대로 쓸 수 있는 앱은 많지 않다. 그래도 안드로이드 진영이 하드웨어적으로 64비트를 따라잡기 위해서는 아직 반년 가까운 시간이 필요하다. OS와 앱까지 감안하면 1년 이상이 필요하다. 그동안 애플은 생태계만 64비트로 진화시키면 되는 셈이다. 이 차이는 크다.

아이폰5S의 약점은 화면 크기와 가격이다. 아이폰5S의 화면 크기는 아이폰5나 아이폰5C와 같은 4인치다. 국내 스마트폰은 5인치 이상 화면 제품이 주도하고 있다. 시대는 변했다. 손에 잡기 쉬운 것보다 갖고 놀기 좋은 것을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아이폰5S의 출고가는 ▲16GB 88만원 ▲32GB 101만원 ▲64GB 114만원이다. 경쟁작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국내 제조사는 수시로 가격을 조정하는 장려금을 투입한다. 해외 업체는 그것이 없다. 앞서 언급했던 장점을 얼마나 소구할 수 있을지가 아이폰5S의 성공 열쇠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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