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3 ICT 10대 뉴스] 미래부 출범…삼성-애플 특허전 애플 ‘승기’

채수웅 기자
2013년 한 해가 저물어간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지났지만 여야의 정치적 갈등은 여전하다. 여야의 힘겨루기로 각종 ICT 관련 법들의 처리는 내년으로 미뤄졌다. 올해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단 한 건의 법안처리에 그쳤다.

올해 ICT 시장도 그 어느 해 못지 않게 역동적이었다. 좋은 의미로 힘차게 뻗어나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논란이 된 사안들도 적지 않았다. <디지털데일리>는 IT업계 전문가 및 본지 전문기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ICT산업 10대 뉴스\'를 선정, 올 한해 ICT 시장을 되짚어 본다.


◆ICT와 과학의 융합, 미래부 탄생=올해 ICT 정책과 관련한 최대 뉴스는 다름 아닌 미래창조과학부의 탄생이었다. ICT 독립부처 신설 논의가 활발했지만 결국 옛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가 결합한 미래부가 탄생했다. 김종훈 장관 후보자의 사퇴로 출범이 늦어지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ETRI 출신인 최문기씨가 초대장관을 맡게 됐다. 어렵사리 출범한 이후에는 모호한 \'창조\' 개념으로 곤욕을 치뤘다. 하지만 분산된 ICT 정책 기능을 한 곳에 모은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미래부는 출범 이후 다양한 분야에서 활성화, 종합대책을 쏟아냈다. 새로운 방식으로 주파수 경매도 진행했고, 방송산업 활성화 대책도 마련했다. 하지만 업무 추진과정에서 보여준 조정능력을 비롯해 ICT와 과학간의 미흡한 융합 등은 미래부가 내년에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았다.

2013년 LTE 경쟁은 광대역 주파수 경쟁=올해 이동통신 3사의 LTE 경쟁은 뜨거웠다. 지난해까지 터지는 것에 초점이 맞춰진 커버리지 경쟁이었다면 올해는 바야흐로 속도, 주파수 경쟁이었다. 특히, 미래부의 주파수 경매는 처음으로 이통3사간의 머니게임이 펼쳐지며 업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KT 주파수 인접대역 경매로 사상처음으로 밴드간 낙찰방식이 채택됐다.

KT 인접대역은 최소비용으로 최대효과를 거둘 수 있었기 때문에 이를 확보하려는 KT와 막기위한 SKT-LGU+의 연합이 예상됐지만 결과는 KT의 광대역 주파수 확보로 귀결됐다. 하지만 LGU+는 과거와는 다른 과감한 배팅으로 마지막까지 SKT와 KT를 긴장시켰다.

◆삼성전자 vs 애플 특허전, 애플 ‘웃고’ 삼성 ‘울고’=전 세계로 눈을 돌리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소송이 결착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애플은 명예를 삼성전자는 실리를 얻었다. 미국과 한국 등에서 애플이 연이어 승기를 잡았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미국에서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수입금지 판정을 얻어냈지만 애플 수입금지는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으로 효력을 잃었다.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의 1차 본안소송(C 11-1846)은 삼성전자가 총 9억3000만달러(9900억원)를 애플에 물어주도록 판결이 났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그동안 많은 제품을 팔아 충분한 수익을 올렸고 세계 1인자가 됐다. 삼성전자가 소송비용보다 높은 이익을 거둬 삼성전자의 기세가 꺾이지 않는 한 협상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소송은 이런 분위기로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단말기 유통법, 과잉 규제인가 시장 정상화 출발점인가=국회에 계류 중인 ‘이동통신단
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보조금 규제법 또는 단말기 유통법)’은 뜨거운 감자다. 이 법은 ▲가입유형·요금제·거주지 등에 따른 보조금 차별 금지 ▲보조금 지급 요건 및 내용 공시 ▲보조금 지급 조건으로 특정 요금제 및 부가서비스 강요시 계약 효력 무효화 ▲보조금 미지급시 상당액 요금할인 제공 ▲제조사 장려금 조사 및 규제 도입 등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통신사뿐 아니라 제조사도 규제하면 단말기 가격 인하와 투명한 정보공개가 이뤄질 것이라고 보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통신사는 찬성 입장이다. 보조금 과열 경쟁을 견디다 못해서다. 알뜰폰(MVNO, 이동전화재판매)과 대리점도 찬성이다. 알뜰폰은 단말기 수급 상황이 좋아질 수 있을 것을 대리점은 그릇된 소비자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도 찬성이다. 합리적 통신소비가 가능해져서다. 제조사는 입장이 갈린다. 삼성전자는 반대 LG전자 팬택은 찬성이다. LG전자 팬택이 찬성하는 이유는 삼성전자 주도권을 약화시킬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기인한다. 삼성전자가 반대하는 이유도 일맥상통한다. 게다가 영업비밀 노출 우려도 있다.

◆MS, 노키아 인수…휴대폰 제조사, PC 제조사화 가속도=
작년 모토로라모빌리티에 이어 올해는 노키아의 주인이 바뀌었다. 노키아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인수키로 했다. 애플의 득세와 모토로라모빌리티를 구글이 인수한 것, 그리고 노키아를 MS가 가져간 것은 소프트웨
어 중심으로 돌아가는 휴대폰 생태계 판도를 이제 돌이키기 힘들게 됐다는 증거다. 휴대폰 시장은 2008년까지 노키아가 지배했다. 2008년 노키아의 연간 휴대폰 판매량은 4억6840만대 점유율은 39.8%다. 2위 삼성전자와 격차는 2배가 넘었다. 노키아는 북미를 제외한 전 세계 시장에서 절대강자였다. 하지만 2009년 본격적으로 불어닥친 스마트폰 열풍은 휴대폰 제조사 판도 변화를 가져왔다. 노키아도 예외는 아니다.

사실상 휴대폰 제조사는 스마트폰 시대 들어 PC 제조사화 됐다. PC 생태계는 MS가 새 운영체제(OS)를 내거나 인텔이 새 중앙처리장치(CPU)를 내놓는 일정에 맞춰 제조사 신제품이 나온다. 디자인은 대동소이하다. 브랜드만 다르다. 값싼 제품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중국 업체가 급부상했다. 스마트폰도 별다를 것 없다. MS는 구글로 인텔은 퀄컴으로 변했을 뿐이다. 노키아의 몰락은 이같은 추세를 보여주는 사례다. 스마트폰도 삼성전자 애플 외 중국 업체가 무섭게 올라오는 중이다.

◆PC시장 추락, 태블릿 득세=2013년 PC 시장은 2012년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인 출하량 감소가 이어진 한해였다. 작년 PC 출하량은 3억5000만대 수준이었고 올해는 3억대를 겨우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2015년까지 PC 시장은 성장과 역성장 사이에서 적지 않은 부침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이유는 태블릿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2014년 전체 PC 시장에서 태블릿 비중이 50%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년 태블릿 출하량이 2억8500만대에서 오는 2017년 3억9600만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본 것. 이는 PC 출하량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당장은 잘 나가는 태블릿이라도 불안요소는 있다. 성장률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어서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IDC는 내년 태블릿 시장 성장률이 22%, 2017년에는 10%를 밑돌 것으로 예상했다. 시장 재편도 불가피하다. 내년 태블릿 시장은 구글 안드로이드가 60% 이상으로 애플 아이오에스(iOS)와의 격차를 더 벌릴 것으로 보인다. 2017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도 태블릿 시장점유율을 10% 가량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공공SW 사업 대기업 사업참여 제한, 업계 지도 바꿔=2012년 5월 SW산업진흥법이 개정·공포되면서 지난 1월부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IT기업의 공공SW시장 참여가 원칙적으로 제한됐다. 그동안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들이 지배하고 있던 공공SW 시장에 대한 참여가 제한되면서 중견·중소기업에는 기회를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들에는 사업조정 수순이 불가피해졌다.

실제로 IT서비스업계의 맏형인 삼성SDS는 지난 6월, 공공 IT사업과 금융 SI사업에서 전면 철수, 대규모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마찬가지로 LG CNS, SK C&C 등 대형 업체들은 공공사업인력을 재배치 했으며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중견 IT서비스업체들도 공공사업에 대한 정리에 들어갔다. 반면 중견중소 IT업체들의 사업수주가 이어졌다. LIG시스템, 대우정보시스템, KCC정보통신 등 외부 사업 강화에 나선 중견 IT서비스업체들의 사업수주가 이어졌으며 중소 SW업체들의 사업수주도 계속됐다.



◆게임중독법 발의, 규제 이슈 업계 강타=
올해 게임시장 최대 이슈는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게임중독법’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게임업계가 똘똘 뭉쳐 법안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은 물론 문화콘텐츠 업계도 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를 발족하는 등 사회적으로 큰 화제를 불러 모았기 때문이다.

업계는 게임이 접근 자체가 불법인 마약과 같은 반열에 놓여 관리된다는 것에 크게 반발했다. ‘게임=마약’이라는 등식이 성립될까 두려운 것이다. 기본법(제정법)인 게임중독법이 국회를 통과하면 후속 규제가 잇따를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게임중독법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복지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심의가 보류된 상태다. 복지위 위원들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됐고 신의진 의원실도 공청회를 열 것을 제안해 법안 심의가 내년 국회로 넘어갔다.

◆네이버 규제법 논란=올해 인터넷 업계의 대표주자 네이버는 규제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다. 주류 언론이 연일 네이버에 집중포화를 쏟아부었고, 정부와 여권이 이에 부응하면서 네이버는 위기에 처했다. 새누리당은 당차원에서 네이버 규제법 논의에 들어갔다. 일부 의원들은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 업체들을 대상으로 다시 불공정거래 조사에 나섰다. 비판의 내용은 과도한 지위 남용으로 인한 불공정 문제가 주였다. 네이버로 인해 중소인터넷업체들이 어려움을 겪고, 소상공인들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보수언론 십자포화의 배경에는 다른 의도가 있다는 것이 주된 해석이었다. 주류언론이 온라인 뉴스 헤게모니를 되찾기 위해 네이버 손보기에 들어갔다는 것이 일반적 시각이었다. 네이버는 이 같은 비판에 맞대응 대신 지적된 문제들을 개선하는 것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았다. 네이버 부동산 등 비판 받은 서비스를 포기하거나 상생펀드와 같은 금전적 지원책을 마련했다. 또 공정위의 조사에는 다음과 함께 동의의결을 신청하며 비판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마이크론, 엘피다 인수…메모리 반도체 업계 공급자 시장으로=
올해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이 공급자 중심으로 재편된 한해였다. 공급자 중심 시장은 가격 협상력에서 구매자보다 공급자의 힘이 더 센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시장이 재편된 이유는 D램과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메모리 업체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도시바 4개 업체로 좁혀진 데 따른 영향이다. 치킨게임에서 살아남은 소수 업체들에게 봄날이 찾아왔다는 평가다.

특히 올해는 마이크론이 엘피다 인수를 완료하며 ‘D램 시황 호조’라는 과실을 그대로 따먹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올해 사상최대 실적이 예고되고 있다.

‘승자독식’ 시대 제한된 공급 증가 여력은 향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긍정적으로 전망케하는 요소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공격적 시설투자를 자제하고 있어 공급량 증가는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내년에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구매자인 완성품 업계에선 메모리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울상을 짓고 있다.


<편집국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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