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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점령하는 중국 인터넷…우리의 과제는?

심재석

인터넷 업계에 중국발 태풍이 불기 시작했다. 인터넷이 탄생한 이후 지금까지 미국이 이 시장을 주도해 왔지만, 최근 중국 기업의 약진으로 세계 지형이 뒤틀리고 있는 것. 글로벌 시장을 노리고 있는 국내 기업들은 전통의 강자 미국 업체들뿐 아니라 중국 기업까지 상대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중국 인터넷 기업, 공격적 M&A 및 지분투자미국 본토 공략=지난 12일 중국의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는 영상콘텐츠 기업인 차이나비전 미디어의 지분 60%8400만 달러(8600)에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바이두가 중국 최대 앱스토어 ‘91와이어리스2조원의 거금을 들여 인수했다.

모바일 메신저 위챗을 보유한 중국의 텐센트는 최근 5년새 시가총액 및 매출이 모두 10배 가까이 급성장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고, 여기에 막강한 자본을 화력으로 바이두, 알리바바 등도 글로벌 시장에서 공격적인 M&A에 가세했다.

이미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정부의 탄탄한 보호막 아래, 글로벌 시장에서 지역과 사업 영역을 불문하고 전방위로 그 세를 넓히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M&A 뿐만 아니라 지분투자 및 미국 증시 입성 등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이다.

알리바바는 독일의 오토나비의 지분 28%를 취득했고, 미국 내 자회사 벤디오와 옥티바를 통해 ‘11메인이라는 새로운 쇼핑몰을 선보일 예정이다.

위챗 등으로 세를 불리고 있는 텐센트’의 기세도 예사롭지 않다. 텐센트는 한국의 카카오지분 14%를 취득했으며, 자사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의 시장 공략을 위해 구글과 손잡고 가입자 유치를 위한 프로모션까지 시작했다.

중국판 트위터인 시나웨이보2분기 뉴욕 증시 상장을 추진하고 있으며, 중국내 2위 온라인 쇼핑몰업체인 JD닷컴은 하반기에 뉴욕 증시에 상장하기로 했다. ‘텐센트JD닷컴의 지분 15%를 취득하기로 했고, IPO 이후 추가로 지분 5%를 매입할 예정이다. JD닷컴은 상장 후 시가총액이 무려 200억달러(21)에 이를 전망이다. ‘알리바바도 미국 증시 입성 계획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바바는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투자회사 설립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유망 전자상거래 기업과 새로운 기술 확보가 목적이다. 투자는 이미 시작됐다ㅏ. 아마존과 비슷한 '숍런너' 지분 인수에 2600만달러(2190억원)를 썼다. 앱 검색엔진 '퀵시'5000만달러(531억원), 스포츠용품 쇼핑몰 '퍼내틱스'17000만달러(1900억원)를 투자했다.

바이두는 지난해 4월에는 애플 본사가 위치한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에 세계 최고 수준 인공지능 기술 확보를 목표로 '딥러닝 연구소'를 열었다. 여기서 음성인식과 스마트글라스 등에 적용되는 증강현실 기술 개발에 한창인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인터넷 기업 가치 및 매출 폭발적 성장=글로벌 IT기업의 시가총액 및 실적을 보더라도 중국 인터넷 기업의 약진이 눈부시다. 지난 2009(11) 대비 2014년 현재(226일 기준) 중국의 텐센트는 9.4, 바이두는 8배 시가총액이 상승했다.

시가총액 순위를 살펴보면 전통 강자인 구글, 아마존, 페이스북이 3위까지를 차지하는 가운데, 중국이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 텐센트가 150조원으로 4, 바이두가 64조로 5위를 각각 기록 중이며, 알리바바는 현재 상장이 폐지된 상태나 미국에 재상장할 경우 3위까지의 순위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또 지난 2008년 대비 2013년 매출액을 살펴보면, ‘텐센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105000억 원으로 2008년의 11000억 원에 비해 9.3배에 이르는 성장을 기록했고, ‘바이두는 지난해 55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2008(0.5) 대비 무려 10.9배의 성장을 기록했다.

이와는 달리 미국 IT기업들의 2008년 대비 지난해 매출을 보면 완만한 성장을 이어가는데 그쳤으며, 특히 야후의 경우는 지난해 51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나, 2008년의 79000억 원보다 오히려 감소했다.

공격적 행보의 근간은 중국 정부 그리고 막대한 자본=그 동안 중국 정부가 구글 등 외국 인터넷 기업에 대해 폐쇄적 정책을 고수함으로써 국제적으로 비난을 받아 온 것도 사실이나, 중국 인터넷 기업들은 이를 기반 삼아 공격적 M&A 등을 통해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하면서 인터넷 생태계의 무게 중심이 빠르게 중국으로 쏠리고 있다.

특히 알리바바’, ‘텐센트등 중국 인터넷 기업들이 상장과 인수합병으로 몸불리기를 가속화하는 가운데, 올 한해 이들은 미국 증시 상장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M&A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돼, 전세계 인터넷 기업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경 없는 인터넷 시장에서 우리나라 인터넷 기업들의 성적표는 그리 좋지만은 않다.

네이버가 그나마 라인으로 선전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나, 막강한 자본에 기반한 구글, 페이스북 등의 전통 강자와 신흥 강자로 급부상한 텐센트, 알리바바, 바이두 등과의 경쟁은 그리 녹록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국내 한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인터넷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고, 일부 업체들은 긍정적인 성과도 얻고 있다”면서 “중국처럼 우리도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갖고 이 시장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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