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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눈치싸움 치열…시장 확대에 ‘가속페달’

이수환


- 올해 제주도에 주민공모로 500대 공급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주요 전기차 업체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제주도는 오는 2030년까지 도내에 운행하고 있는 차량 37만1000대를 전기차로 전환할 방침이다. 올해 규모는 500대이며 상반기에 226대를 주민공모 형태로 모집을 받는다. 2300만원의 보조금과 함께 700만원에 달하는 충전기 구입비도 제공한다.

전기차 시장에서 가장 돋보이는 성과를 낸 업체는 르노삼성자동차다. 작년 11월 출시한 ‘SM3 ZE’는 단숨에 국내 전기차 시장의 58%를 점유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제주도에 운행되고 있는 전기차의 67%가 SM3 ZE이다.

이에 따라 올해 시장점유율 목표도 60%로 늘렸다. 기존 SM3와 같은 외형에 유일한 세단이라는 점, 택시로 이용할 수 있고 퀵드롭(배터리를 통째로 교환하는 시스템)을 이용해 5분 만에 배터리 교환이 가능하다는 점 등이 인기요인으로 꼽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경쟁 업체의 움직임이 한층 바빠졌다. 한국GM이 선보인 ‘스파크 EV’는 배터리 포함, 전기차 주요 부품 8년 또는 16만km에 달하는 보증기간을 내세웠다. 기아자동차는 ‘쏘울 EV’와 ‘레이 EV’와 같이 다목적으로 활용도를 높이고 선택권을 넓혀 소비자 입맛을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수입차 업체인 BMW와 닛산은 각각 ‘i3’, ‘리프’로 경쟁에 뛰어든다. i3는 BMW 특유의 프리미엄 이미지를 더했고 제주도에 충전기 30대를 먼저 설치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닛산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전기차라는 점, 안정적인 성능을 보인다는 점 등이 무기다.

21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는 ‘제1회 국제전기차 엑스포(IEVE)’에서 만난 제주도민들은 i3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든 디자인이고 국내 수입차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브랜드에 대한 믿음이 커 보였다. 하지만 가격이 6000만원이 넘는다는 관계자의 말에 ‘너무 비싸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한 도민은 “내부가 너무 좁고 애프터서비스(A/S)가 걱정”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국산차 가운데서는 SM3 ZE와 함께 최근 발표된 쏘울 EV 인기가 높았다. 특히 쏘울 EV는 SM3 ZE와 마찬가지로 기존 쏘울과 같은 외형을 가지고 있어 사용자 편의성과 익숙함에서 유리한 모습이다. 가격도 4200만원대로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 2000만원 전후에 구입이 가능하다. 레이 EV보다 1회 충전 시 운행거리가 더 길고 상대적으로 내부 공간도 넉넉한 편이이서 SM3 ZE의 가장 큰 경쟁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

다양한 전기차 업체가 제주에 모이면서 올해 주민공모로 공급될 500대 가운데 누가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을지가 관심꺼리다. 전기차 인프라가 가장 널리 보급된 제주에서 기선을 잡는다면 향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제주도보다 본토에서의 경쟁, 특히 인구가 집중된 수도권에서의 성패가 더 중요한 열쇠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한 전기차 업체 관계자는 “500대가 큰 규모도 아니고 그나마 보조금 혜택이 올해 마무리될 예정이어서 제주도에서의 전기차 판매 결과는 전체 판도에 큰 의미를 줄 정도가 아니다”라며 “전기차가 도심에서 주행하기 위한 콘셉트로 만들어진 만큼 수도권에서 얼마나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느냐가 더 큰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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