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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2기 방통위원들, 섭섭·아쉬움 가득

채수웅

[디지털데일리 채수웅기자] 이별을 앞둔 2기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들이 그동안의 정치적 갈등은 접어두고 아쉬움과 격려로 마지막을 준비했다.

17일 방통위 출입기자단이 준비한 감사패 전달식에서 5명의 상임위원들은 지난 3년간 아쉬움도 많았지만 많은 걸 배우고 떠난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들의 임기는 이달 25일로 끝난다. 3년간의 임기를 꽉 채운 위원도 있고, 이경재 위원장처럼 중간에 들어왔다가 떠나는 이들도 있다.

먼저 이경재 위원장은 어려운 정책들을 일단락 하고 떠나는 것에 대해 가벼운 마음을 표현했다.

이 위원장은 "종편 문제가 큰 틀에서 다 돼서 마음이 한결 가볍다"며 "또 미뤄왔던 KBS 수신료 문제가 찬반은 있었지만 국회에 넘겼고, 단말기 보조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법도 국회에 제출됐다"고 그간의 정책활동에 대해 자평했다.

이어 이 위원장은 최근 위원장 후보에 선임된 최성준 후보자에 대해서 "대법관 추천을 받을 정도로 공정하고 원칙있는 분"이라며 "그 분과 함께 새로운 방통위원들이 잘 처리해 줄 것으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연임이 유력한 것으로 평가되던 이 위원장은 연임 불발에 대해 약간의 아쉬움도 표현했다. 야당 측으로부터 공정한 위원장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이는 반대로 재신임의 걸림돌로 작용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날 양문석 위원은 이 위원장에 대해 "상당부분 이 위원장이 많이 봐주셔서 감사하다"며 "개인적으로 이 위원장이 합리적이고 민주적으로 방통위를 운영했다"고 평가했다.

이 위원장은 이 같은 평가에 대해 "야당에 칭찬받으면 불이익 받는다고 하던데"하며 웃어넘기기도 했다. 그는 "임기대로 해서 (나는) 손해보는 것 같다"며 "아쉬움은 남지만 1년간은 행복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날 김충식 부위원장은 다른 4명의 상임위원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표시했다. 위원장, 홍성규 위원에게는 "언론의 선배로서 많은 가르침을 배웠다"고 말하고, 김대희 상임위원에게는 "공직자로서 올곧은 입장에 대해 가르침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가장 나이가 어린 양문석 위원에 대해서도 "인생에 이렇게 많은 가르침과 깨달음을 준 이는 없을 것"이라며 소회를 대신했다.

양문석 상임위원은 감사한 마음과 함께 여당 의지대로 갈 수 밖에 없는 상임위 구조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그는 "치열하게 지키고 싶은 가치가 있었지만 철저하게 패배했다"며 "앞으로는 물구나무를 서서라도 다수파에 들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여 3 : 야 2 구도로 정책이 집행되는 상임위 의사결정 구조에 대한 아쉬움의 표현이었다.

김대희 상임위원에게는 공직생활 31년에 대한 소회가 묻어나왔다.

김 위원은 "만 31년간의 공직생활을 마감하게 됐다"며 "대과 없이 공직생활을 마쳐 개인적으로 후회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은 방통위가 지금보다 더 합리적으로 토론하는 조직이 되기를 기원했다.

그는 "정쟁의 자리보다는 합리적으로 의사결정하는 기관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토론과 합의, 타협이 사회적으로 일상화되는데 방통위가 기여하는 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언론인 출신인 홍성규 위원은 "3년간 큰 과오 없이 넘겼다"며 "공무원들에게 많은 것 배우고 간다"고 말했다.

<채수웅 기자>woong@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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