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불붙은 제습기 전쟁, 공기청정‧인버터로 차별화

이수환


- 고성능 필터, 제균 성능 강화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올해 8000억원으로 덩치를 불린 제습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 업체간 경쟁이 치열하다. 아직까지 신제품이 모두 등장한 것은 아니지만 이르면 4월 초부터 본격적인 각축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제습기 전쟁의 관전 포인트는 크게 세 가지다. 첫 번째는 신구세력의 충돌, 두 번째는 에너비소비효율등급을 극대화한 인버터, 그리고 마지막 세 번째가 공기청정기와의 차별화 포인트다.

현재 제습기 시장 1위는 위닉스가 달리고 있다. 그 다음으로 LG전자, 삼성전자, 위니아만도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작년 제습기 시장에 새롭게 진출한 쿠쿠전자를 비롯해 리홈쿠첸, 동양매직, 코웨이, 청호나이스, 동부대우전자 등 생활가전 업계에서 힘쓴다는 굵직굵직한 업체가 모두 참가해 있는 상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차별화 포인트가 절실하다. 제습기 업체 한 관계자는 “시장이 성장하고 있고 진입장벽이 크지 않아 초반에는 어느 정도의 브랜드만으로도 판매가 지속될 것”이라며 “하지만 제습기 사용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고만고만한 성능으로는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어렵다는 점이 고민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래서인지 제습기에 공기청정기급 필터를 장착하고 별도의 인증을 받는 경우가 많아졌다. 대표적인 것이 한국공기청정협회 ‘CA(Clean Air)’ 인증이다. 여기에 각 업체별로 보유하고 있는 플라즈마 이온을 활용한 제균 기능이 곁들여지면서 점차 공기청정기에 가까운 성능을 기대해볼 수 있게 됐다. 이런 추세라면 공기청정기와 제습기의 경계가 모호해질 가능성이 높다.

인버터도 올해 제습기 시장의 중요한 변수다. 인버터는 인버터 소자를 이용해 전기에너지의 양이나 전원 주파수를 변경해 속도와 토크를 제어하는 것을 말한다. 상황에 따라 에너지를 적절히 조절해 전력소비량은 물론 소음과 진동을 줄일 수 있어 최근 출시되는 생활가전에 많이 쓰인다.

문제는 가격이다. 인버터와 인버터가 없는 제습기의 가격 차이는 적어도 10만원 이상이다. 냉장고, 에어컨의 경우 사용시간이 길어 인버터가 큰 효과를 발휘했지만 제습기는 상황별로 사용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같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이라면 인버터와 인버터가 아닌 제습기의 전기료 차이가 그다지 크지 않다는 점에서 얼마나 시장에서 반향을 일으킬지가 중요한 변수다.

제습기 시장의 또 다른 우려 요인은 공급과잉과 소비자 효용론이다. 지난 몇 년 사이 시장이 급성장했지만 계속해서 이런 추세가 이어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더구나 집안에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면 제습 기능이 제공되므로 따로 제습기를 사용할 필요가 적다. 거실에서만 제습기를 쓰면 에어컨과 비교해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주로 구석에 차는 습기나 옷장, 신발장, 빨래 등을 빨리 말리고 싶을 때 적당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올해 제습기는 복합형에 프리미엄화가 계속해서 이뤄지고 업체별로 눈치싸움도 치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이수환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