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게임 트렌드 ‘빨라도 너무 빨라’…RPG로 급전환
- 매출 상위 RPG가 장악…적은 다운로드건수에도 높은 매출 기록
- 세븐나이츠 100만 다운로드에도 구글플레이 매출 3위 유지 ‘눈길’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최근 모바일게임 최고매출 상위권을 역할수행게임(RPG)이 장악했다. 15일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10위권 내 6종의 게임이 RPG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퍼즐과 달리기 등 캐주얼 장르가 인기 끌다가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급격한 장르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이처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대다수 신작이 RPG다. 넥슨의 ‘영웅의군단’, 위메이드의 ‘아크스피어’에 이어 게임빌의 ‘별이되어라’, 레드사하라스튜디오의 ‘불멸의 전사’까지 최근 흥행작은 전부 RPG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캐주얼 장르에선 애니팡2가 독주하는 가운데 눈에 띄는 여타 게임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
RPG는 자신의 캐릭터를 육성하는 게임 장르의 하나로 아이템 수집과 강화 요소 등이 맞물려 전통적인 인기 장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모바일게임 시장이 고도화될수록 캐주얼게임에 이어 RPG와 전략 등 미드·하드코어 장르가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봤으나 카카오 게임 시장이 열린지 2년이 안돼 RPG가 시장 주도권을 가져가는 모양새다.
이 같은 변화는 CJ E&M 넷마블의 ‘몬스터길들이기’(몬길)부터 시작됐다.
몬길의 경우 지난해 8월에 출시돼 6개월 동안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1위를 고수했다. 자동전투 등이 적용돼 여성 이용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진입 장벽을 낮춘 것이 주된 인기 요인으로 분석된다. 당시 캐주얼 장르에 머물러 있던 이용자들이 RPG로 대거 넘어왔다.
이와 관련해 모바일게임사 팜플의 서현승 대표는 자사 RPG 3종 공개 간담회에서 “몬스터길들이기가 시장 변화의 트리거(방아쇠) 역할을 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현재 몬길은 최고매출 2위를 유지 중이다. 누적 다운로드는 850만건을 돌파했다. 카카오 게임 플랫폼에서 1000만 다운로드 게임이 10종을 넘기는 가운데 몬길은 이와 비교해 다소 적은 이용자로도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셈이다.
넷마블의 후속 흥행작인 ‘다함께던전왕’과 ‘세븐나이츠’를 보면 업계가 RPG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가 확인된다. 넷마블에 따르면 다함께던전왕과 세븐나이츠의 다운로드 건수는 300만과 100만건을 돌파했다.
특히 세븐나이츠의 경우 이제 막 100만 다운로드를 돌파했지만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는 몬길에 이어 3위를 유지 중이다.
이에 넷마블 내부에서도 세븐나이츠의 높은 가입자당평균매출액(ARPU)을 보고 놀랐다는 후문이다. 업계는 몬길이 한창 유행할 당시 매출 상위 RPG의 경우 PC온라인 캐주얼게임 수준의 2만원대의 월간 APRU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후속작인 세븐나이츠는 기존 모바일 RPG의 ARPU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현재 업계가 곧 출시를 앞둔 주력 모바일게임 역시 RPG가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게임으로는 컴투스의 ‘서머너즈워’, 팜플의 ‘원티드’, NHN엔터테인먼트의 ‘불꽃닌자’, 위메이드의 ‘신무’, 피닉스게임즈의 ‘치고박고 무한상사’ 등이 있다. 이용자 확보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업계가 적은 수의 이용자로도 높은 매출을 이끌어낼 수 있는 RPG에 올인하는 모양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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