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복합형으로 진화하는 제습기 시장, 프리미엄화 가속

이수환

- 기능성 필터 더해 공기청정기 영역가지 넘볼 듯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지난 2009년 이후 매년 두 배 이상씩 급성장하고 있는 제습기 시장이 올해 수량 기준으로 200만대, 금액으로는 1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습기가 소비자에게 잘 먹히는 이유는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기 때문이다. 빨래가 마르고 물통에 물이 차는 장면이 눈으로 보이니 그럴 법도 하다.

제습기 시장은 진입장벽이 크지 않다. 오래전부터 관련 산업이 존재해왔고 컴프레서, 그러니까 압축기를 활용한 생활가전을 만들어본 업체라면 진출이 가능하다. 예컨대 냉장고, 에어컨, 정수기를 제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다면 제습기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다. 당연하지만 중국에서 주문자생산방식(OEM)으로 제품을 들여오는 경우도 많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올해부터는 양뿐 아니라 질적 성장으로 차별화를 꾀하고 있는 업체가 많다. 제습기 자체에 몇 가지 기능성 필터를 더하면 공기청정기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가격 경쟁이 심화되기 전에 미리 프리미엄 이미지를 덧씌우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위닉스, 삼성전자, 쿠쿠전자, 코웨이, LG전자 등 주요 제습기 업체가 일제히 프리미엄 모델을 선보였거나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장 먼저 시도한 요소는 ‘인버터’ 기술이다.

인버터는 인버터 소자를 이용해 전기에너지의 양이나 전원 주파수를 변경해 속도와 토크를 제어하는 것을 말한다. 제습기에 적용할 경우 컴프레서가 습도에 따라 가변적으로 작동하므로 소음이 다소 줄어드는 효과를 맛볼 수 있다. 전력소비량도 인버터가 없는 제습기보다 작다. 전기료와 소음 감소를 기대해 볼만하다.

두 번째 요소는 필터다. 일반적인 제습기는 프리필터라 부르는 간단한 형태의 필터만 제공되는 경우가 많은데 머리카락이나 크기가 큰 먼지, 꽃가루 정도만 걸러낼 수 있다. 이와 달리 헤파필터가 적용되면 등급에 따라 PM2.5 크기의 초미세먼지도 잡아낸다. 여기에 탈취, 비타민 등 기능성 필터가 더해지면 웬만한 공기청정기 못지않은 성능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공기청정 성능을 강화한 제습기는 작년부터 조금씩 모습을 보인 상태다. 코웨이와 LG전자가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고 이후 쿠쿠전자, 위닉스, 위니아만도 등이 가세했다. 이들 제품은 예외 없이 헤파필터를 장착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플라즈마 이오나이저를 장착, 바이러스까지 제거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가격은 일반형 제습기보다 10만원 가량 더 비싸다. 필터도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므로 일시불과 함께 렌탈로 판매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따라서 유지비용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나중에 낭패를 보지 않는다.

하반기에는 한층 더 강화된 공기청정 성능을 더한 제습기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이미 코웨이는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제습은 물론 가습, 그리고 공기청정 기능까지 제공하는 융복합 공기청정기를 선보이겠다고 밝힌 상태다. 삼성전자도 현재 판매하고 있는 프리미엄 제습기에 각종 기능성 필터를 더한 슈퍼 프리미엄 모델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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