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칼럼

[취재수첩]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 완화, IT서비스업계 ‘안도의 한숨’

이상일

[디지털데일리 이상일기자] 동반성장위원회(이하 동반위)가 지난 11일 중소기업 적합업종 제도를 실시한지 3년을 맞아 중간평가와 개선방안을 내놨다.

이번 개선안에서 눈에 띄는 것은 적합업종 지정을 위한 ‘적합성 검토단계’에서 대기업이 철수한 이후 특정 중소기업의 독과점 여부, 국내 대기업 역차별 발생 및 외국계기업의 시장잠식현상 등을 고려해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동반위가 IT서비스 사업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인증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발표된 것으로 관련업계의 이목이 쏠렸다.

앞서 동반위는 IT서비스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 검토를 위한 실태조사를 마무리한 상태다. 이후 업체 간 조정협의를 거쳐 실무위원회와 동반성장위원회 심의 등 프로세스를 진행한다는 계획으로 IT서비스업계에선 동반위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었다.

IT서비스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면 사실상 현재 IT서비스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기업 계열 IT서비스업체들의 존속 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동반위가 중소기업 적합업종 신규 지정 및 재지정에 대한 완화방침을 세우면서 IT서비스의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은 사실상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는 업계의 관측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동반위가 적합성 검토단계에서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국내 대기업 역차별 발생 및 외국계 기업의 시장잠식 현상’을 거론한 것이 결정적이다. 대기업 역차별과 외국계 기업의 시장 잠식은 그동안 국내 IT서비스 시장에서 문제점으로 꾸준히 거론돼오던 것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공공SW사업 참여를 제한한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시행된 이후 IT서비스 대기업들은 지속적으로 내부통제가 허술한 중견기업의 시장 지배, 그리고 외국계 기업의 시장 장악 등을 법안 시행의 부정적 요소로 강조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동반위가 중견기업 독점과 외국계 기업의 시장 지배 가능성 등을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에 있어 중점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나서면서 IT서비스업계는 일단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더욱이 동반위는 이날 중간평가와 개선방안을 내놓은 것 외에도 100개 대기업을 대상으로 ‘2013년 동반성장지수’를 발표했는데, 최우수 등급을 받은 14개사 중 IT서비스업체가 두 군데나 포함됐다. 삼성SDS와 SK C&C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IT서비스업계는 일자리 창출, 신사업 육성 등 IT서비스의 긍정적인 측면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된 대접을 정부로부터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정부 역시 일부 대형 IT서비스업체의 내부거래 및 하도급에서의 문제점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하지만 동반위의 이번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 완화 움직임은 정부의 IT서비스에 대한 인식변화를 드러내는 단초가 될 전망이다. 또 대형 IT서비스업체가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을 받으면서 IT서비스 대기업의 자정 노력도 어느정도의 인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IT서비스에 대한 정부의 인식변화와 업계 자체의 자정노력이 맞물려 IT서비스가 하나의 당당한 사업으로 제자리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상일 기자>2401@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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