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장 노리는 중국 서버 업체 3사3색 전략은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내수 시장에서의 성공을 발판으로 최근 전세계 시장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 서버 업체들이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중국 업체들의 세력 확장에 국내에서 활동 중인 서버업체들은 잠재적인 위협 요소로 느끼고 있다.
실제 최근 가트너 보고서에 따르면, 올 1분기 HP와 델, IBM 등의 업체는 대부분 판매 대수가 감소한데 비해 화웨이와 인스퍼 등 중국 업체는 큰 성장세를 기록하며 4, 5위에 오르며 전세계 서버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나 인스퍼, 레노버 등 중국 업체들이 국내 서버, 스토리지 등 기업용 하드웨어(HW) 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가장 주목받고 있는 업체는 레노버다. 지난 1월 IBM의 x86 서버 사업부를 인수한 레노버는 그 어떤 업체보다 국내 서버 업계에 위협적인 요소다.
여전히 미국 외국투자위원회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늦어도 올 하반기 중으로는 인수를 완료한 후, 국내에서도 본격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미 레노버는 자체적인 서버 사업을 진행 중이다. IBM과 1~2소켓 등 소형 서버 제품에 대한 특허 사용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지난 2008년 국내에서도 잠시 서버 사업을 벌인 바 있다. 2012년 본사 차원에서 스토리지 기업 EMC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x86 서버의 공동 개발 및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여기에 IBM 서버 사업부의 인력과 고객, 유통채널까지 확보한다면 그 잠재력은 폭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미 PC사업에서의 성공이 이를 증명한다.
내부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도 아태본부의 주관 하에 양사의 교류가 정기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IBM은 현재 국내에서 HP, 델 다음으로 x86 서버를 가장 많이 파는 업체다.
레노버가 IBM 인수를 완료한 이후에도 당장 전략상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PC사업에서처럼 광범위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로엔드와 메인스트림, 프리미엄 등 각 카테고리별 시장 공략에 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실제 PC 시장에서도 레노버는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레노버는 IBM 브랜드를 인수 완료 이후 5년 간 사용할 수 있고, PC와 태블릿 사업을 바탕으로 부품 공급에서의 가격 경쟁력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레노버에 앞서 국내에 진출한 화웨이도 역시 기존 서버 업체들에게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화웨이는 통신장비업체로 유명하지만 국내에서 서버, 스토리지, 영상감시솔루션까지 보유하고 있다.
현재 화웨이는 효성그룹과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의 합작법인인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을 총판으로 두고 올해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내 스토리지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는 효성인포메이션은 화웨이 제품 판매를 통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화웨이는 자체적인 칩 제조 능력을 통해 기술집약적인 서버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다양한 서버 솔루션과 통합솔루션, PCIe SSD 솔루션까지 포트폴리오가 넓은 편이다.
16소켓까지 확장 가능한 일반적인 스케일업 형태의 서버는 물론 고밀도 서버와 고성능컴퓨팅(HPC) 어플라이언스, 블레이드 서버 등 다양한 형태의 서버 제품을 통해 퍼블릭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 시장까지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화웨이코리아 관계자는 “단순 서버 판매에 집중하기 보다는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화웨이가 보유하고 있는 다양한 솔루션을 근간으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기반 네트워크 환경을 도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국 로컬 서버 업체 가운데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인스퍼도 지난해부터 이슬림코리아, MDS테크놀로지 등과 파트너 계약을 맺고 국내 시장에 노크하고 있다.
인스퍼는 지난해 매출만 540억RMB(한화로 약9조원)에 달하며, 최근 글로벌 서버 시장에서도 5위에 올랐을 정도로 세계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업체는 특히 고성능컴퓨팅(HPC) 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데, 현재 전세계 슈퍼컴퓨터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중국국방과학기술대학의 ‘톈허-2’는 인스퍼 제품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자체 클라우드 운영시스템(OS)도 갖고 있다.
최근에는 파트너사인 MDS테크놀로지가 주관한 ‘2014 서버 솔루션 세미나’에서 처음으로 고객들에게 자사 제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인스퍼 한국 담당자는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2소켓 서버 이외에도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는 HPC 시장에도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한 서버 업계 관계자는 “중국 서버하면 무조건 싸다는 고정관념이 있지만, 요즘은 꼭 그렇지도 않다”며 “자체 연구개발(R&D)도 적극적이며, 중국 시장 이외에 유럽이나 북미 등에도 진출하고 있어 브랜드 인지도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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