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

국내 인터넷 시장, 페북 구글에 내줬다

심재석

네이버를 제외한 국내 포털의 실적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분기에도 저조한 성적표를 받았다. 해외 서비스의 성장세에 밀려난 국내 서비스들의 부진이 수면 위로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28일 전자공시에 따르면, 다음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당기 순이익도 22% 줄었다. 매출 부분에서도 미미한을 보이며 전반적인 분위기 반등에 실패했다.

SK커뮤니케이션즈도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했다. SK컴즈의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0.6% 증가에 그쳤고, 영업이익도 여전히 적자를 기록했다. 싸이메라 등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이 있기는 하지만 아직은 미지수다.

그나마 오는 31일 실적 발표 예정인 네이버만이 체면치레를 하고 있다. 네이버는 해외 시장에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성장으로 좋을 실적을 얻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만약 네이버 라인이 성공하지 못했다면, 네이버도 위기에 빠졌을 것이란 분석이다.

다음과 네이트의 실적 부진은 해외 서비스에 잠식당하고 있는 국내 온라인 시장의 위기를 본격적으로 드러낸다.

페이스북은 2012년 초 월 순방문자가 350만명에 그쳤으나, 2년만에 월 실사용자(MAU) 1300만명, 하루 730만명을 기록하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이에 비해 국내 서비스들은 점점 더 힘을 잃어가고 있다. 네이트와 싸이월드의 순방문자는 1년만에 각각 20% 넘게 감소했다. 특히 싸이월드는 1년새 절반 가까이 순방문자수가 하락하면서 페이스북, 유튜브 등과의 경쟁에서 완전히 뒤쳐졌다.

모바일 시장에서 해외 서비스들의 공세는 더욱 거세다. 국내 2위 사업자인 다음도 모바일에서는 구글 검색에 이용자를 뺏긴지 오래다. 코리안클릭의 월간 어플리케이션 이용 현황에 따르면, 구글 검색은 월간 순이용자 1800만명에 달하는데 비해, 다음은 700만명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구글 검색의 월간 순이용자는 네이버 앱의 월간 순이용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용자 체류시간에서도 해외 서비스의 성장이 계속되고 있다. 2012년부터 페이스북의 체류시간은 이미 네이트와 싸이월드를 앞질렀으며, 지난달부터는 다음의 체류시간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체류시간은 네이버 앱 체류시간 수준으로 올라왔다. 2년새 페이스북의 총 체류시간은 7배 증가했지만, 싸이월드는 오히려 급감한 모습이다.

해외 서비스의 강세 앞에 국내 모바일 서비스 절대강자인 카카오도 흔들리고 있다. 카카오톡의 총 체류시간은 1년 동안 정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페이스북과 유튜브는 전년 대비 2배 가깝게 성장했다.

이에 반해 해외 서비스들은 국내 시장에서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13년 구글의 디스플레이 광고 상품인 '구글 디스플레이네트워크(GDN)'의 매출을 전년 대비 약 400억 원 증가한 10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페이스북 코리아의 매출 역시 1000억원대 수준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업계는 네이트, 싸이월드 뿐 아니라 국내 2위 포털 사업자 다음과 모바일 강자 카카오까지 해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자 강력한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매 분기 실적발표 때마다 갈수록 힘을 잃어가는 국내 사업자들의 위기가 느껴진다” 며 “글로벌 전략으로 박차를 가해야 하는 시점에 내수 시장에서도 자리를 보전하고 있지 못한 상황이 너무 안타깝다”고 밝혔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심재석
webmaster@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