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국내용 갤노트4 모뎀칩 자체조달…퀄컴·인텔 의존 줄어들 듯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실적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가 차근차근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주목된다. 최근 상용화에 성공한 롱텀에볼루션(LTE) 모뎀칩이 무선사업부의 전략 스마트폰에 잇따라 탑재되고 있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실적회복의 기회를 잡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고객인 무선사업부가 최근 하락세를 걷고 있어 분위기가 좋지 않은데다 퀄컴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공식 발표는 자제하고 있는 모양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최근 공개한 갤럭시노트4에는 시스템LSI 사업부가 개발한 카테고리6(CAT6) LTE 모뎀칩 ‘엑시노스 모뎀 303’이 탑재됐다. 모뎀과 함께 붙는 무선주파수(RF) 칩 역시 ‘엑시노스 RF IC’ 시리즈가 들어갔다. 무선사업부는 최근 공개한 ‘갤럭시 알파’에도 동일한 솔루션을 탑재했다. 시스템LSI사업부의 모뎀칩이 탑재된 갤럭시노트4는 국내 판매 모델이다. 그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국내 판매용 갤럭시 스마트폰에 퀄컴 모뎀을, 해외 모델에는 인텔 모뎀을 탑재해왔다. 갤럭시노트4의 경우 국내 판매용 모델에 엑시노스 모뎀 303이, 해외 모델에는 퀄컴 모뎀이 탑재됐다. 퀄컴의 자리를 꿰차고 앉은 것이다. 인텔은 노트4의 모뎀 공급 경쟁에서 탈락했다.
CAT6 롱텀에볼루션(LTE) 모뎀칩은 주파수 2개(20+20MHz) 혹은 3개(20+10+10MHz)를 묶어 최대 40MHz의 대역폭에서 300Mbps(업로드 50Mbps)의 다운로드 속도를 낸다. 즉 일반 LTE(75Mbps) 통신 방식 대비 이론상 4배가 빠르다. CAT6 규격 모뎀을 상용화한 업체는 현재 퀄컴(고비 9x35)과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 밖에 없다. 인텔은 상용화(XMM7260)를 준비 중이다.
그간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모뎀 라인업이 없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공급 경쟁에서도 매번 고배를 마셔야 했다. 퀄컴 모뎀을 쓸 경우 AP 역시 퀄컴 제품을 써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공급 성사로 국내 판매용 갤럭시노트4에는 엑시노스 AP가 다시 탑재될 수 있게 됐다. 공급량 역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갤럭시노트4에 탑재된 AP는 엑시노스5433이다. 20나노 공정으로 생산된다. 64비트 명령어를 지원하는 것도 특징이다. ARMv8 아키텍처의 코어텍스-A57 및 A53 코어가 각각 4개씩 총 8개의 코어가 탑재돼 있다. 엑시노스 5433은 삼성 최초의 64비트 AP지만 아직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64비트 명령어를 지원하지 않는 탓에 실제로는 32비트로 동작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언팩 행사에서 64비트에 관해 대대적으로 알리지 않은 이유도 바로 여기 있다.
업계 전문가는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가 그간의 약점으로 꼽혔던 ‘모뎀 솔루션’을 확보하고 무선사업부로 잇따라 공급을 성사시키고 있는 만큼 실적이 빠른 속도로 회복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내년 초 퀄컴이 CAT6 LTE 모뎀을 통합한 AP(스냅드래곤 810)가 출시되면 다시 공급 경쟁에서 뒤쳐질 수 있다”라며 “이제는 모뎀 통합칩 경쟁력을 길러야 할 때”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시스템LSI사업부 내 ‘모뎀개발실’을 신설한 바 있다. 모뎀개발실장은 DMC연구소에서 모뎀 연구개발(R&D)을 맡아왔던 강인엽 연구위원(부사장급)이 맡고 있다. 강 연구위원은 퀄컴 출신으로 지난 2010년 초 삼성전자에 합류한 인물이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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