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유럽 스타일 냉장고 꾸준한 인기, 싱글족 노린다

이수환


- 바텀프리저 ‘상(上)냉장, 하(下)냉동’ 구조
- 1인 가구, 200~400리터 용량 프리미엄 요구 충족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유럽에서 주로 판매되고 있는 ‘바텀프리저’ 냉장고가 국내에서도 조금씩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바텀프리저는 ‘사이드 바이 사이드(양문형)’, ‘프렌치도어’ 등과 같이 냉장고의 한 형태로 기본적으로 ‘상(上)냉장, 하(下)냉동’ 구조를 가지고 있다. 몇 년 전부터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상냉장, 하냉동 냉장고와 달리 양쪽이 아닌 한쪽으로만 문이 열린다.

바텀프리저 냉장고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1인 가구의 증가와 틈새시장 공략이라는 접점에서 찾을 수 있다. 모든 사람이 용량이 큰 프리미엄을 원하는 것은 아니다. 500리터 이하에서도 소비자 요구가 충분한 상태이지만 이보다 작은 용량은 대부분 전통적인 ‘상(上)냉동, 하(下)냉장’ 형태를 가지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사용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이와 달리 바텀프리저 냉장고는 가로보다는 세로가 훨씬 더 길다. 200~400리터 용량이어서 원룸이나 자취방, 오피스텔 등 다양한 곳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활가전 시장에서 바텀프리저 냉장고 비중이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시장에서 올해 신제품을 내놓은 업체는 삼성전자, LG전자 외에 하이얼 등이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바텀프리저 냉장고 8월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보다 50%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원래 이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인 모습은 동부대우전자가 보였다. 이는 틈새시장에서의 영향력 강화를 위한 포석이기도 했다. 삼성전자도 몇몇 제품을 선보이기는 했으나 기업거래(B2B) 시장을 겨냥한 목적이 더 크다.

외국 업체 가운데서는 밀레, 월풀 등이 고가에 제품을 판매했다. 주로 빌트인을 겨냥한 것으로 일반 사용자가 고려하기에는 공간적, 금액적인 부분에서 거리가 멀다고 봐야 한다. 현재 이 시장은 빌트인보다 프리스탠딩이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삼성전자 ‘슬림스타일’, LG전자 ‘싱싱냉장고’를 꼽을 수 있다. 슬림스타일 냉장고는 빌트인은 부담스럽지만 어느 정도의 프리미엄과 공간 활용이 필요한 소비자에게 적당할 것으로 보인다. LG전자가 ‘세미빌트인 패키지’로 다양화를 추구하고 있다면 삼성전자는 핀포인트 공략이라고 봐야 한다.

이 제품은 냉기를 집중적으로 내보내는 특선실 2칸이 마련되어 있고 수납칸은 높이 조절이 가능하다. 그 동안 길이 때문에 눕혀서 보관해야 했던 케첩이나 마요네즈에 유용하다.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그동안 삼성전자가 꾸준히 추진한 메탈(스테인리스)에 손잡이에 무드라이팅으로 포인트를 줬다. 당연하지만 실내 조명도 발광다이오드(LED)로 이루어져 있다.

LG전자의 경우 용량이 442리터로 경쟁사보다 상대적으로 더 크다.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메탈과 LED로 고급스러운 느낌을 강조했으며 강화유리선반, 안심제균+, 수분맞춤실 등을 제공한다. 용량과 기능면에서 프리미엄 모델인 ‘V9100’이나 ‘V9500’과 엇비슷하고 용량만 줄여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유럽은 바텀프리저 냉장고가 전체 시장의 60~70%를 차지하지만 국내는 대용량에 대한 요구가 많아 주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며 “일단 주요 업체가 제품을 내놓은 상태여서 내년 상반기까지 시장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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