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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해소되지 않은 다음카카오에 대한 궁금증

심재석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다음카카오가 드디어 출범했다. 대한민국 인터넷(웹)의 역사를 이끈 다음커뮤니케이션과 모바일 개척자 카카오가 만나 새로운 출발을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네이버의 독주가 고착화 된 국내 인터넷 시장에서 다음카카오가 시장에 변화를 일으킬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1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출범을 알렸다. 두 회사의 합병은 인터넷 업계에서 근래에 벌어진 사건 중 가장 크고 중요한 일이기 때문에 많은 기자들이 참석했고, 많은 질의응답이 오갔다.

그러나 무수히 많은 질문과 답변에도 불구하고 해소되지 않은 궁금증이 남아 있다.

◆ 마이피플의 운명은?=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을지 모르지만, 다음은 마이피플이라는 모바일메신저를 보유하고 있다. 한때 소녀시대가 등장하는 TV 광고를 진행했을 정도로 다음이 신경을 썼던 서비스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이 발표됐을 당시 많은 이들은 마이피플이 조만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겠거니 생각했다. 다음이 그토록 소원했던 모바일 시장에서 마이피플은 더이상 할 역할이 없기 때문이다. 국내 최강 카카오톡이 있는데 뭐하러 마이피플에 연연하겠는가.

그런데 예상 외로 마이피플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세훈 다음카카오 공동대표는 “사용자가 있는 기존 다음의 서비스는 유지한다”고 말했다. 마이피플도 유지된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그럼에도 마이피플이 계속 존속될 가능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서비스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컴퓨팅 자원도 필요하고, 유지할 인력도 필요하다. 카카오톡이 있는 한 마이피플에 계속 이런 자원을 투입하는 것은 낭비라고 볼 수밖에 없다.

◆ 다음의 역할은 무엇인가=다음카카오는 이날 출범을 발표하며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연결(Connect)’을 회사의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꼽았고 ▲사람과 사람의 연결 ▲사람과 정보의 연결 ▲사람과 온․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연결 ▲사람과 사물의 연결을 전략으로 발표했다.

가만히 이 발표를 들여다보면 다음 측의 역할이 분명치 않다. 이석우 대표가 발표한 4가지 연결은 이미 카카오톡이 시도하고 있던 것들이다. 사람과 사람의 연결은 카카오톡이 하고 있고, 사람과 정보의 연결은 최고 카카오토픽이 최근 시도했다. 사람과 온․오프라인 비즈니스의 연결도 엘로아이디 등으로 이미 시도하고 있다. 이석우 대표는 옐로아이디와 다음 지도의 시너지를 예로 들었지만, 이는 다음지도 API만 가져다 쓰면 되는 것으로 회사 통합의 효과라고 보긴 어렵다.

카카오에는 없는 다음이 가진 가장 중요한 가치는 검색이다. 비록 1위에 많이 뒤쳐진 2위이지만, 국내에서 의미있는 검색 점유율을 가진 회사는 네이버를 제외하면 다음이 유일하다. 검색은 특히 수익모델이 가장 확실하게 검증된 비즈니스다. 두 회사의 통합이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검색 등 다음만이 가진 역량과 카카오의 모바일 역량이 통합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바일 라이프 플랫폼 기업’이라는 미션은 왠지 다음의 역량보다는 카카오의 역량을 더 필요로 하는 듯하다.

◆ 첫 서비스는 뭐가 될까=많은 언론들은 이날 다음카카오 출범 행사에서 다음카카오의 첫 서비스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했었다. 지난 5월 두 회사의 합병이 발표된 이후 적지 않은 시간이 흘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날 새로운 서비스는 선보이지 않았다. 내부적으로 다양한 프로젝트가 시도되고 있는데, 아직 발표할 정도로 구체화 된 것은 없다는 설명이다.

최세훈 대표는 “첫 서비스는 어떤 게 될지 모른다. 여러 시도와 논의들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4개 영역을 구별해 프로젝트들이 여러 형태로 진행해나가는 게 있고 이미 시작했거나 시작하려고 하는 게 있다”면서 “다음카카오 신규프로젝트 여러 개가 한 번에 돌아가고 있다. 조만간 하나하나 보여드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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