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환절기 시작과 함께 에어워셔 판매량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에어워셔는 2000년대 후반부터 물을 이용해 가습과 공기청정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다는 장점을 이용해 조금씩 시장지배력을 높여왔다.

시장조사업체 GfK에 따르면 소형 생활가전은 지난 2012년 기준으로 4600억원의 시장 규모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공기청정기는 2011년 대비 200%의 높은 성장을 이뤘다. 에어워셔의 급성장이 바탕이 됐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이런 에어워셔 인기에 제동이 걸린 것은 작년 하반기부터다. 여러 소비자단체가 에어워셔 성능을 문제 삼고 나섰기 때문이다. 에어워셔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공기청정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공기청정기로 광고하고 있어 소비자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는 것. 결과를 떠나 이 사건은 에어워셔 판매에 찬물을 부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만도 등 주요 에어워셔 업체의 올해 신제품은 공기청정 성능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에어워셔 시장은 2010년 12만대, 2011년에 20만대, 2012년은 약 25만대의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에는 다소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올해는 30만대 정도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작년에 불거진 에어워셔 이슈를 잠재우기 위해 공기청정 성능에 상당한 신경을 쓴 모양새다. 여기에 한국공기청정기협회의 HH인증, CA인증을 통해 대내외적으로 성능에 대한 불식을 잠재우려는 시도가 곁들여졌다.

에어워셔의 공기청정 성능을 강화하기 위한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프리필터나 헤파필터와 같은 기능성 필터의 추가적인 장착이고, 두 번째는 플라즈마 효과를 이용한 클러스터 이오나이저다. 두 가지 모두 이물질을 거르거나 세균 등을 살균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에 공기청정기에 필수적으로 쓰인다.

작년 소비자단체가 실험한 에어워셔 결과에서도 방식에 상관없이 필터가 많을수록 높은 성능을 보였다. 반대로 성능이 떨어지는 제품은 따로 필터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상당수의 에어워셔가 물로만 공기를 걸러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다양한 필터가 내장된 공기청정기보다 성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왔다고 봐야 한다. 물론 에어워셔는 가습기의 역할도 겸하고 있기 때문에 관련 업계의 적지 않은 반발을 불러오는 계기가 됐다.

에어워셔의 급성장은 기존 공기청정기 업체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왔다. 일각에서는 별도의 필터 없이 물로만 가습과 공기청정 효과를 내세우는 에어워셔에 따가운 눈초리를 보냈지만 올해부터 성능이 강화된 신제품이 대거 등장하게 되면 이런 문제는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기청정 성능을 강화한 에어워셔는 업체에게도 도움이 된다. 필터를 통한 성능 향상은 물론 프리미엄과 가격 인상 효과를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라며 “앞으로 단순히 물만 이용하는 에어워셔보다는 각종 필터를 장착한 복합형 모델이 주를 이룰 것”이라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