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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 야당, 사이버 검열 집중포화…미래부 최양희 장관, ‘우물쭈물’

윤상호

- 표현의 자유, 헌법 보장 기본권…야당 의원, 미래부 이용자 및 ICT업계 방패 역할 ‘주문’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야당이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정부의 사이버 검열 강화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헌법상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정부가 침해한다는 것이 근거다. 특히 미래부가 제대로 역할을 못해 국민 신뢰 상실과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침체를 불러온다고도 주장했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은 주무부처 수장임에도 불구 명확한 입장을 표명치 않아 빈축을 샀다.

13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는 미래부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이날 야당 의원은 정부의 사이버 검열을 집중 질의했다. 국내 1위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이용자 이탈을 불러온 인터넷 상시 모니터링에 이어 검찰이 인터넷 게시물을 직접 삭제 요청을 하는 방안까지 추진한 것이 알려지면서 정부 및 국내 ICT업계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진 점을 질타했다.

유승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카카오톡이 각하의톡이 됐다는 얘기까지 돌고 있다”라며 “박근혜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는 카카오톡을 방문해 과감하게 지원하겠다고까지 했다”라고 박근혜 대통령의 이중적 태도를 비판했다.

국내 표현의 자유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 위축되기 시작했다. 한국은 표현의 자유 완전자유국서 부분자유국으로 강등됐다. 작년 기준 인터넷 감청(패킷감청)은 총 1887개 회선에서 이뤄졌다. 이중 95.3%가 국가정보원 몫이다. 2005년까지 총 9대에 불과했던 관련 설비는 2010년 총 80대로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2008년 이후 도입한 감청 설비는 총 73대다. 71대가 인터넷 감청에 쓰기는 기기다.

유 의원은 “미래부가 감청 설비 인가권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 목적의 타당성을 제대로 보지 않아 위법 소지가 있다”라며 “표현의 자유 위축은 국내 인터넷 기업 역차별까지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래부 최양희 장관은 “카카오톡에서 다른 회사로 간 것은 포기보다는 양쪽을 다 쓰는 것”이라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장병완 의원(새정치)은 “사이버 검열은 국내 ICT 발전에 악영향을 준다”라며 “정권의 정치적 안위와 위상 유지를 위해 창조경제가 후순위로 밀리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장 의원이 국회 입법조사처에 의뢰해 받은 답에 따르면 검찰의 조치는 헌법상 보장된 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사생활 침해 우려가 크다. 또 그간 대법원 판례와도 맞지 않다.

최 장관 역시 “전적으로 동감한다”라며 “정부 규제가 국내 산업 발전을 옥죄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병헌 의원(새정치)도 “미래부가 주무부처인데 검찰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하니 국민이 믿지 못하는 것”이라며 “주무부처 장관으로써 검찰의 온라인 게시물 직접 통제가 옳은 것이라고 판단하는가”라고 미래부 역할론을 강조했다.

하지만 최 장관은 “협조하겠다는 것은 협조할 사항 있으면 하겠다는 것”이라며 “검찰 관련 내용은 자세한 검토가 끝나지 않아 답하기 어렵다”고 얼버무렸다.

전 의원은 “이런 우유부단하고 눈치보기식 태도가 이용자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산업적 측면에서도 안심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라고 소신있는 정책 추진을 주문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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