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통신사, 스팸 못 막나 안 막나…통신가입 스팸 ‘급증’
- 7월 9만3232건, 연초 대비 2배 증가…7월 스팸, 도박·대출·통신가입 순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통신사는 스팸 문자메시지를 못 막는 것일까 안 막는 것일까. 스팸 중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유형은 도박이다. 하지만 이에 못지않게 통신가입 권유 스팸이 급증하고 있다.
2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7월까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이 접수한 스팸문자는 총 987만9516건이다.
스팸문자 중 가장 많은 유형은 도박이다. 절반 가까운 433만1842건을 신고했다. 2위는 대출이다. 66만4631건이 제기됐다. 대리운전은 61만3246건으로 3위다. 통신가입과 성인이 각각 48만2499건과 46만8739건으로 뒤를 이었다.
눈길을 끄는 스팸은 통신가입이다. 통신가입은 1월 5만3838건에서 7월 9만3232건으로 73.2% 증가했다. 1월 전체 스팸 중 통신가입 비중은 2.3%. 하지만 7월 전체 스팸 중 비중은 9.6%로 상승했다. 순위도 1월 5위에서 3위로 두 계단 뛰었다. 7월 통신가입보다 많이 온 스팸은 도박과 대출이다.
통신가입 스팸 폭발은 올 상반기 시장 상황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 상반기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는 각각 45일 사업정지를 겪었다. 실제 매장은 한산했지만 온라인은 그렇지 않았다. 이에 따라 온라인 단속을 강화한 것이 스팸으로 진화한 것으로 여겨진다. 또 보조금 위주 경쟁이 어려워지면서 결합상품 공세를 강화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스팸은 날아가는데 정부는 뒷전이다. 미방위 홍의락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6년 동안 중앙전파관리소는 상습 스팸 발송자에게 부과한 과태료 214건 중 1건만 전액 징수했다. 전체 징수율 역시 38.5%에 불과하다. 사실상 벌을 주는 이가 없는 셈이다.
홍 의원은 “수차례 지적을 받았음에도 2014년 8월 기준 미납액만 1045억원에 달하며 매년 증가하고 있다”라며 “방통위와 중앙전파관리소가 과연 징수 의지가 있었는지 아니 징수를 포기 한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라고 지적했다.
통신사도 적극적이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스팸도 문자다. 발송료 수익이 발생한다. 가입자가 늘면 그것대로 이득이다. 미방위 민병주 의원(새누리당)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통신사는 스마트폰에서 스팸을 바로 신고할 수 있는 기능을 삭제한 상태로 판매했다. 국내 표준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일반폰 때는 휴대폰에서 문자를 확인하고 바로 신고를 할 수 있는 기능이 있었다. 지난 5월 이후 출시 스마트폰에서야 이 기능이 부활했다.
민 의원은 “국민 개개인의 스팸 차단 노력에만 기대지말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스팸신고가 용이한 환경을 만들고 스팸 방지 대비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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