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제1 파트너 LG전자 대신 애플로 교체?
- 아이폰 유통 뛰어들며 지원금 차별…삼성전자도 긴장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LG유플러스가 삼성전자 대신 애플을 2순위 제조사 파트너로 삼으려는 것일까. LG유플러스가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에 혜택을 집중한 것이 국내 제조사 특히 같은 LG계열사인 LG전자의 심기를 건드렸다. 삼성전자도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LG유플러스가 독자행보를 강화할 경우 LG전자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삼성전자 역시 국내 점유율 일부를 내줘야 할 처지다.
29일 LG유플러스는 오는 31일 ▲서울 서초 직영점 ▲서울 코엑스 직영점 ▲대구 통신골목 직영점에서 주요 임원 및 유명 연예인이 참석한 아이폰6 아이폰6플러스 출시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LG유플러스가 스마트폰 출시 행사를 직접 주요 임원과 연예인을 내세워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LG유플러스는 ▲일부 기종 출고가 자체 인하 ▲중고폰 선 보상제 시행(제로클럽) 등을 통해 아이폰6와 아이폰6플러스 지원금을 사실상 70만원까지 올렸다. LG전자 ‘G3’나 삼성전자 ‘갤럭시노트4’는 각각 최대 23만원과 21만원의 지원금을 주는 것과 대조적이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제조사 장려금까지 포함한 액수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시행은 LG유플러스의 단말기 전략 변화의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눈에 띄는 현상은 LG전자 대신 애플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다. 이에 따라 LG전자의 LG유플러스 점유율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그동안 LG유플러스는 LG전자 기기를 집중 구매했다. LG유플러스는 LG전자에서 ▲2009년 6026억원 ▲2010년 7257억원 ▲2011년 9756억원 ▲2012년 1조774억원 ▲2013년 1조2678억원(추정) 상품을 구입했다. 2013년 기준 LG유플러스 단말 구매비 45.2%가 LG전자로 갔다. LG전자의 국내 점유율이 20%대인 점을 감안하면 LG유플러스가 LG전자 점유율을 떠 받쳤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LG유플러스와 LG전자의 관계는 이번 국정감사 도마 위에 올랐다. 노대래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은 “LG유플러스의 계열사 부당지원 행위에 대해 조사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단 LG전자는 의연한 모습이다. 박종석 LG전자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MC)사업본부장(사장)은 “아이폰6나 아이폰6는 단지 화면만 커진 폰”이라며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하겠지만 국내에서 별다른 파급력은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LG전자는 LG유플러스가 애플에 판매역량을 모으로 있는 것에 대해서는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LG유플러스는 “특정 기기를 우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소비자 니즈(Needs)에 따라 전략적 판단을 하는 것”이라고 국내 제조사 불만을 일축했다. 다만 ‘2014년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제로클럽을 이달 중 국내 제조사로 확대키로 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기대주 ‘갤럭시노트엣지’의 LG유플러스 공급을 늦췄다. 삼성전자는 지원금 때문에 국감에서 곤혹을 치르기까지 했다. 공식 입장 표명은 자제했지만 영업 일선에서 아쉬움을 드러냈다. 갤럭시노트엣지 출고를 미룬 것은 이번 분위기를 반영한 행동으로 풀이된다. 팬택도 섭섭하긴 매한가지다. 여전히 LG유플러스용 기존 생산 물량 납품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편 LG유플러스의 행보에 SK텔레콤과 KT는 부담을 느끼는 모양새다. 가만히 있자니 기존 사용자 이탈이 우려되고 적극 대응을 하자니 국내 제조사 반발이 곤혹스럽다. 이들은 이미 수년간 아이폰 유통 과정에서 이런 일을 겪어봤다. 결국 LG유플러스발 아이폰 전쟁은 애플만 웃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애플은 지원금을 지출하지 않는다. 출고가도 3사 동일 가격이다. LG유플러스나 나머지 통신사가 지출하는 비용은 다 통신사 돈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런 경쟁은 결국 국내 통신사 가입자 돈으로 애플의 배만 불려주는 것”이라며 “일부 소비자만 혜택을 받는 구조를 바꾸자고 단통법을 만들었더니 실속은 애플이 가져간다”라고 비판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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