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

갤럭시 시대 종언…삼성전자 휴대폰, 3분기 ‘비정상의 정상화’

윤상호

- 2011년 ‘갤럭시S2’ 시대로 회귀…제품군 단순화·비용 통제 중요성↑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갤럭시 시대가 끝났다. 더 이상 삼성전자가 이익을 독식하는 세상은 없다. 삼성전자도 보통 스마트폰 제조사가 됐다. 2014년 2분기에 이어 3분기도 삼성전자 휴대폰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4분기도 비슷하다. 3년 전, ‘갤럭시S2’ 시대로 회귀다. 무한경쟁 시대 삼성전자가 세계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올랐다. 제2의 갤럭시S2를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는지가 향후 삼성전자 휴대폰이 노키아 옆 자리로 갈지 애플 옆 자리를 유지할지를 결정한다.

30일 삼성전자는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 정보기술 및 모바일커뮤니케이션스(IM)부문 지난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24조5800억원과 1조7500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기대비 13.6% 전년동기대비 32.8%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기대비 60.0% 전년동기대비 73.9% 떨어졌다. IM부문은 휴대폰 사업이 거의 전부다.

◆애플을 앞섰지만 애플이 되지 못한 삼성전자, 예고된 추락=삼성전자 휴대폰 실적 악화는 예고된 바다. 삼성전자는 애플을 판매에서 역전하는데 성공했지만 애플의 가치는 역전하지 못했다. 통신사에 유통을 의존하는 기존 휴대폰 제조사 사업모델을 유지했다. 통신사가 대안이 생기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안정화와 부품 진화 한계 봉착 등 삼성전자만의 강점을 더 이상 소구할 수 없게 된 것도 컸다.

분기 영업이익 1조7500억원은 지난 2011년 2분기 갤럭시S2 출시 직후와 유사한 수준. 당시 삼성전자 통신부문은 매출액 12조1800억원 영업이익 1억6700만원을 올렸다. 갤럭시S2는 삼성전자의 세계 스마트폰 1위를 이끈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3년 만에 갤럭시S2가 나왔던 2011년 경쟁 상황에 놓인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그 때는 삼성전자 외 제대로 스마트폰 시대에 적응한 회사가 없었지만 지금은 다르다. LG전자와 소니가 회복세고 중국의 도전도 만만치 않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김현준 전무는 “연말 경쟁 심화 및 마케팅 증가 우려로 실적 불확실성이 남아있다”라며 “고가폰 수익성은 과거 수준 고마진을 유지하기는 힘들겠지만 차별화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규모의 경제 싸움 우위 유지=판매량 우위는 상당 기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3분기 1억200만대 휴대폰과 1000만대 태블릿을 공급했다. 스마트폰은 7900만대 전후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휴대폰 생산을 베트남에서 대부분 한다. 중국 업체와 생산비용은 별 차이가 없다. 물량에 따른 부품 수급 혜택까지 감안하면 중국보다 삼성전자가 원가를 낮게 가져가는 것도 가능하다. 3분기 삼성전자의 휴대폰과 태블릿을 합친 평균판매단가(ASP)는 190달러다. 20만원이 채 안 되는 점을 따져보면 이미 중저가 제품 물량이 전체 판매량에서 상당량을 차지한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4분기도 3분기와 비슷한 수량을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상반기 재고를 상당량 해소했기 때문에 하반기 물량이 2015년 상반기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평가된다. ‘갤럭시노트4’의 세계 공급이 4분기 본격화 되지만 4분기 역시 중저가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김 전무는 “중저가 시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사업 확대 기회로 활용할 것”이라며 “제품군을 대폭 개편해 가격대 별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중장기 사업기반을 마련하는데 집중하겠다”라고 설명했다.

◆10%대 이익률 목표…2000년대 경쟁 상황으로 회귀=한편 향후 애플을 제외한 제조사는 삼성전자를 포함 옛 휴대폰 시장 패러다임에서 경쟁할 전망이다. 점유율 기반 다툼을 속에서 어떤 업체가 두 자리수 이익률을 올리는지가 관건이다. 이들은 애플처럼 생태계 전체 수익을 독식할 수 없다. 하드웨어만 만들기 때문이다. 하드웨어만 만드는 회사는 두 자리수 이익률을 기록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신종균 대표가 삼성전자 휴대폰을 언제까지 이끌 수 있을지도 여기에 달렸다.

김 전무는 “무선 사업이 일시적으로 성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시장 선도 핵심 역량을 강화해 지속 성장을 노력 하고 있다”라며 “안정적으로 두 자리수 마진을 유지하는데 역점을 두고 사업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윤상호
crow@ddaily.co.kr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디지털데일리가 직접 편집한 뉴스 채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