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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고마진 시대는 갔다… 삼성전자 실적쇼크, 당분간 획기적 개선 어려워

한주엽

[디지털데일리 한주엽기자] 삼성전자가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사전 예고했던 ‘어닝쇼크’를 재확인했다.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도는 3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의 근본적 체질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당분간 획기적인 실적 확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30일 삼성전자는 3분기 매출 47조4473억원, 영억이익 4조605억원, 순이익 4조22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 분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순이익이 각각 9.37%, 43.50%, 32.45% 줄었다.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매출이 19.69% 줄고 영업이익은 60%나 감소했다. 순이익 역시 48.79% 줄어들었다.

실적 급감의 이유는 스마트폰 사업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소폭 성장했으나 중저가 제품 비중이 늘고 기존모델 가격이 인하됐다”며 “이로 인한 평균판매가격(ASP) 하락, 매출 축소로 비용구조도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실적발표 직후 개최된 컨퍼런스 콜에서 이명진 삼성전자 IR 전무는 “두 분기 연속적으로 휴대폰 사업의 실적이 하락했다”며 “가격 중심으로 경쟁 구도가 변화한 것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내부 거래 비중이 높았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및 시스템LSI 사업도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덩달아 실적이 악화됐다. 계열사인 삼성전기 역시 3분기 691억원의 손실을 내며 적자 전환했다. 각 사업부는 내부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시금 외부의 신규 고객사를 적극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메모리 사업의 경우 D램 시황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삼성전자 내 사업부 단위로는 유일하게 견조한 실적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D램이 삼성전자의 전사 실적을 견인하는 과거의 구조로 회귀한 것이다. 이런 부담스러운 상황에선 D램 공급량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긴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에겐 청신호다. 경쟁력 떨어지는 대만 D램 업체들도 당분간 호실적 기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의 향후 실적 전망은 불투명하다. 회사는 소비자가전(CE) 부문의 계절적 성수기 진입, 메모리 반도체 사업의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4분기 전사 실적이 소폭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스마트폰 사업은 갤럭시 노트4, 노트 엣지 등 신제품 출시에도 불구 경쟁 심화 및 마케팅 비용 증가로 실적 개선이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날 컨콜에서 프리미엄 스마트폰으로 과거 수준의 높은 이익률을 내는 것은 힘들 것이라는 견해를 밝히며 두 자릿수 이익률을 유지하는 데 역점을 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사상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작년 3분기 수준의 영업익(10조원 상회) 달성이 당분간 어렵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매출과 이익이 급감하면 고정비를 줄이기 위한 노력(구조조정)이 수반될 수 밖에 없다. 업계에선 연말 인사 시즌에 삼성전자에 어떤 변화가 불어닥칠 지 주시하고 있다.

이명진 전무는 “실적 하락, 이로 인한 주가 약세 등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2015년은 경쟁력 향상 노력을 통해 실적 회복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스마트폰은 더 이상 높은 이익을 담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전무는 “사물인터넷(IoT), 스마트홈, 스마트헬스 분야가 부각되는 등 IT 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향후 10~20년 지속 성장을 담보한다”고 말했다.

<한주엽 기자>powerusr@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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