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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FTA, 전자제품 현지 생산으로 영향 크지 않아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인해 전자 업계는 대체적으로 ‘제한적 영향’이라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은 이미 중국에 생산시설을 갖춰놓고 있고 국내로 수입되는 중국산 제품의 경우 ITA(정보기술제품 무관세 협정)이 발효되어 있어 스마트폰과 노트북은 무관세에 부가세 10%만 적용되기 때문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 충분히 시간을 가지고 지켜볼 필요는 있다. 예컨대 냉장고, 세탁기와 같은 생활가전은 현지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와 현지 유통망 구축 등에서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한국산 생활가전은 중국에서 판매할 때 10%의 관세를 적용받는다. 가격경쟁력은 어느 정도 확보되겠지만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결정적인 요소로 작용되기는 어렵다.

국내는 ‘메이드 인 차이나’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가 그리 높지 않으나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을 적용할 경우 이해득실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는 일부 냉장고와 냉동고, 제습기 라인업을 중국 하이센스, 미디어 등과 제휴해 들여오고 있다. LG전자는 일부 냉장고, 드럼세탁기를 중국 현지공장에서 들여온다. 원가절감의 결과물이다. 관세가 사라질 경우 중국산 생활가전 라인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외국계 생활가전 업체의 경쟁력도 높아질 수 있다. 필립스, 일렉트로룩스, 테팔 등이 수입해 판매하는 상당수의 소형가전이 중국산이다. 이미 국내 소형가전 시장을 평정하고 있어 철옹성을 더욱 단단히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국내에서 만들어 중국에 OEM 방식으로 공급하는 경우는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위닉스는 일렉트로룩스 브랜드를 붙여 중국에 공기청정기를 대규모로 납품하고 있다. 관세가 사라지면 중국내 공기청정기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이에 따라 주문량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과 TV는 당장 국내에서 중국 업체가 힘을 쓰기 어려울 전망이다. 직접구매(직구) 등으로 제품을 들여온다고 하더라도 애프터서비스(AS)와 같은 사후관리가 어렵다는 점은 분명한 걸림돌이다. 삼성전자와 같이 스마트폰 사업에서 중국 내수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는 업체의 경우 수출 인프라와 가격경쟁력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의 TV와 스마트폰 가격에 불만을 가진 소비자가 있지만 이것만 가지고 중국 업체가 국내에 진출하기란 어려울 일”이라며 “가전제품 직구 가운데 상당수가 국내 브랜드라는 점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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