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든어택2, 형님 넘어서는 아우될까
[디지털데일리 심재석기자] 영화계에는 ‘형만 한 아우 없다’는 속설이 있다. 1탄의 흥행에 힘입어 2탄을 제작하지만, 기대한 것만큼 성공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속설은 게임업계서도 통한다. 한때 국민게임으로 통했던 스타크래프트는 많은 기대 속에 2010년 2탄을 선보였지만, 1탄의 아성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모든 아우가 형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터미네이터 같은 영화는 2탄이 1탄보다 더 흥행했다. 게임업계에서도 리지니2는 큰 성공을 거뒀다.
이 가운데 최근 또 하나의 국민게임이 2탄을 준비하고 있다. 1인칭 슈팅(FPS) 게임의 대명사 ‘서든어택’이 주인공이다. 지난 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2014에서는 서든어택2가 베일을 벗었다. 개발사 넥슨GT는 이 자리에서 서든어택2 영상을 소개하고, 프로게이머 등이 플레이하는 모습을 관객들에게 보여줬다.
서든어택은 현재 국내 FPS 게임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다. FPS 게임 유저의 80% 가까이 서든어택을 즐기고 있다. 넥슨에 인수되기 전 60%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었는데, 인수된 이후 점유율은 더 늘었다. 넥슨이 인수할 당시 서든어택은 다소 부진에 빠진 상태였지만, 넥슨이 인수한 이후 다시 치고 올라가 FPS 시장을 완전히 평정했다. 인수 이후 개발팀을 2배 이상 키우고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공급한 힘이다.
이 시점에서 등장하는 서든어택2는 무거운 숙제를 안고 있다. 서든어택의 명성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사용자를 창출해야 한다. 기존 사용자만 서든어택2로 이동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난 21일 벡스코 근처 한 카페에서 넥슨GT의 김대훤 개발본부장을 만나 서든어택 부활과정과 서든어택2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김 본부장은 넥슨에서 메이플스토리 개발실장을 역임한 인물로, 게임하이(넥슨GT) 인수 뒤 서든어택을 비롯한 넥슨GT의 게임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서든어택2의 개발방향에 대한 김 본부장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최대한 그대로, 최대한 다르게’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
김 본부장은 “보통 2탄을 만들 때 부족한 점을 보완하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어설프게 고치는 경우가 많은데, 알고 보면 그 부족한 점마저도 사용자들이 좋아했던 게임의 재미였던 경우가 많다”면서 “서든어택2는 기존 서든어택과 최대한 비슷한 느낌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스타2의 부진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타크래프트2가 처음 나왔을 때 기존 팬들이 기대를 많이 했지만, 막상 키보드와 마우스를 잡고 보니 전혀 다른 느낌이어서 낯설어 했다”면서 “서든어택2와 기존 서든어택은 그래픽 등의 면에서 전혀 다르지만 플레이를 할 때의 느낌은 비슷하게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비슷하기만 하면 굳이 2탄을 내 놓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플레이 느낌은 최대한 비슷하게 가지만, 기존에는 없던 전혀 다른 것을 도입했다”면서 “서든어택1의 장점은 계승하면서 완전히 특이한 개념을 넣었다”고 강조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쿼드 워'라는 분대지휘 모드다. 김 본부장에 따르면, 기존 플레이어의 자신의 캐릭터만 조종했지만, 이제는 개인이 아닌 분대를 지휘할 수 있다. 분대원은 인공지능 기반의 캐릭터들로, 플레이어의 지휘에 따라 움직인다.
김 본부장은 “서든어택2에 애매한 중간은 없다”면서 “기존 것은 그대로 유지하고, 새로운 것은 기존에 없던 전혀 다른 것을 도입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이미 서든어택의 국내 점유율은 80%에 달한다. 서든어택2가 출시된다고 해도 업체별 국내 시장 구도는 크게 변하지 않을 전망이다. 서든어택2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사실상 서든어택이다.
이 때문에 서든어택2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시장도 염두에 두고 있다. 기존 서든어택은 해외 시장에서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일본에서는 인기를 끌었지만, 일본 온라인 게임 시장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다. 반면 최대 온라인 게임 시장인 중국에서는 쓴 맛을 봤다. 중국 FPS 시장은 스마일게이트의 크로스파이어가 오랫동안 1위를 고수하고 있다. 유럽은 카운터스트라이커가 지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본부장은 “중국이나 유럽은 이미 선점한 FPS 게임이 있기 때문에 비슷한 걸로는 사용자들이 안 움직인다”면서 “스쿼드 워처럼 정말 혁신적인 것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심재석 기자>sjs@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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