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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결산 ⑤커넥티드 디바이스] PC 하락세 주춤, 태블릿은 성장 한계에 직면

이수환


[디지털데일리 이수환기자] 스마트폰, 태블릿의 급속한 보급으로 계속해서 역성장한 PC 시장이 드디어 봄날을 맞을까? 2014년 글로벌 PC 시장 하락세가 주춤하면서 내년 선보일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10과 맞물려 새로운 성장 계기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PC 시장 하락세가 주춤한 이유는 공교롭게도 태블릿에서 찾을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분기보다 0.5% 줄어든 7938만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다른 시장조사업체 IDC도 같은 기간 동안 PC 출하량이 1.7% 줄어들었다며 앞서 제시한 전망치 4.1% 감소보다는 양호한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눈에 보이는 숫자로만 보면 완전히 PC 시장이 회복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출하량 감소폭이 줄어든 것일 수 있지만 이 시장에서 가장 큰 수혜를 본 태블릿의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는 점은 확실히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IDC는 3분기 태블릿과 ‘2 in 1’ 스마트 기기 출하량은 5500만대 수준으로 삼성전자(970만대), 레노버(300만대), RCA(262만대)순이라고 밝혔다. 이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애플은 1200만대를 출하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 112.6% 역성장을 나타냈다.

태블릿 시장을 열어젖힌 애플조차 역성장이다. 덕분에 올해 태블릿 출하량은 작년보다 불과 2% 성장한 2억5400만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 연평균성장률은 내년에도 10%를 넘지 못할 것이고 이런 추세는 오는 2018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불도저처럼 진격하던 태블릿에 경고장을 던진 것은 다름 아닌 태블릿 그 자체다. 글로벌 태블릿 가운데 37%가 3년 이상 태블릿을 사용할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 평균은 2.6년에 달했다. 교체주기가 길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연평균성장률은 2013년 52%에서 올해 7%로 급감하고 평균판매단가(ASP)는 334달러에서 2018년 312달러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고 PC 시장에 극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것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반사이익에 불과할 뿐이다. 예전에 비해 PC가 많이 필요하지 않고 이머징 시장도 PC 단계를 건너뛰는 경우도 있어서다. 인프라가 부족한 성장시장에서 유선이 아닌 무선, 그러니까 유선전화가 아닌 휴대폰이 더 빠르고 강력하게 보급됐다는 점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기대주는 있다. 크롬북과 기업용 PC다. 특히 크롬북은 나홀로 고속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태블릿을 일정부분 대체한 것이 가장 큰 성장요인으로 꼽힌다.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크롬북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9% 늘어난 520만대에 이르고 2017년에는 3배 이상 증가한 1440만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크롬북 수요는 미국의 교육 분야가 이끌고 있다. 2013년 크롬북 판매량 중 85%가 교육에서 발생했다. 또한 지난해 총 크롬북 판매량 290만대 중 82%가 북미시장에 집중됐고 주요 크롬북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 은행, 금융 서비스, 부동산 중개업 및 호텔과 같은 특정 직군 내에서도 수요가 기대된다.

◆안방 PC 시장 치열한 경쟁 예고=국내 PC 시장으로 눈을 돌리면 삼성전자의 사업 축소가 올해 이슈로 꼽을 만하다. 이에 따라 안방에서 강한 LG전자와의 경쟁이 한층 더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구나 중소기업적합업종에 데스크톱PC가 포함되면서 어떻게든 노트북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올해 삼성전자의 PC 출하량 목표는 600만대로 2013년 1363만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프리미엄 위주의 수익성, 태블릿이 저가 노트북 수요를 충족해 나가는 형태로 물량을 책임지는 전체적인 포트폴리오 및 사업구조 개편을 시행했다. 내년에는 한국과 중국, 그리고 미국에서만 PC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더 이상 PC 사업을 확장할 의지가 없는데다가 시장이 안 좋게 흘러가면서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

해외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부동의 시장점유율 1위에 올라있다. 연간 출하량은 200만대 정도다. 이어서 LG전자가 뒤를 따르고 있지만 아직까지 여유는 있는 편이다.

LG전자의 경우 올해 노트북에서 상당히 재미를 봤다. 1Kg 이하의 무게를 내세운 ‘그램’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덕분에 1분기와 2분기 노트북 출하량에서 삼성전자를 크게 압박했다. 새로운 승부수도 띄웠다. MS 서피스와 같은 2 in 1 형태의 태블릿이다. ARM칩과 안드로이드를 사용한 ‘G패드’ 시리즈가 아닌 ‘탭북’과 같은 컨버터블 PC 라인업을 강화한다는 것이 기본 골자다.

향후 국내 PC 시장도 글로벌과 마찬가지로 기본적인 골격만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울트라북처럼 해외보다 국내에서 유독 빠르게 성장한 제품이 있어 향후에도 프리미엄 위주의 트렌드 변화가 예상된다.

<이수환 기자>shulee@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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