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모바일게임 시장, 한중 대결 ‘본격화’
[디지털데일리 이대호기자] 2015년 을미년(乙未年), 청양의 해가 밝았다. 청양은 평화와 순수, 상서로움을 상징하지만 올 한해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엔 정반대의 분위기가 감돌 전망이다. 중국산 모바일게임의 국내 진출이 보다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과 맞대결이 본격화되는 것이다. 이미 국내 진입한 중국산 모바일게임들의 인기 사례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중국산 게임, 인기 최상위권 점령…왜?=2일 국내 구글플레이 인기 무료 게임 앱 순위를 보면 전체 1위부터 3위까지 모두 중국산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1위는 넷마블게임즈의 ‘리버스월드’, 2위는 넥스트무브의 ‘여우비’, 3위는 쿤룬코리아의 ‘문파문파’다.
넷마블은 지난달 19일 출시한 리버스월드라는 중국산 게임으로 현재 게임부문 인기 1위, 최고매출 7위를 기록 중이다. 이 게임은 출시 4일만에 인기 1위, 6일만에 매출 7위에 올랐다. 특히 단시일 내 최고매출 7위 기록은 올해 신작 중에서도 손꼽히는 성과다.
리버스월드는 완성도 높은 게임에 넷마블의 퍼블리싱 노하우가 결합돼 시너지 효과가 발휘된 사례다. 넷마블이 리버스월드의 국내 출시를 위해 강도 높은 현지화를 거쳤고 여기에 자사 유력 게임 간 교차홍보(크로스프로모션)를 실시하자 다수의 국내 경쟁작들을 제치고 매출 상위권에 올랐다.
현재 구글플레이 인기 2위를 기록 중인 여우비는 넥스트무브라는 신생 퍼블리셔가 선보인 게임이다. 이번에 카카오 연동 없이 단독 출시됐다.
이처럼 여우비가 카카오 플랫폼을 통한 마케팅의 도움 없이 지금의 성과를 낸 가장 큰 이유는 게임 자체의 재미 요소가 이용자들에게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중국산 게임의 저력을 재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넥스트무브의 퍼블리싱 전략이 잘 결합돼 시장 호응을 얻고 있다.
3위인 문파문파는 쿤룬코리아가 지난 2013년 10월에 카카오 연동 없이 출시해 인기를 끈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이다. 1년여 뒤인 지난달 23일 카카오 게임 플랫폼으로 재출시돼 상당한 인기를 기록 중이다. 인기 1위와 3위 사이를 오르내리고 있다. 역시 중국산 게임이 국내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중국 쿤룬(KUNLUN)의 한국지사인 쿤룬코리아는 올해 다작(多作) 출시보다는 중량감 있는 완성도 높은 몇몇 신작들로 시장 진입을 시도할 계획이다. 쿤룬코리아의 경우 지난 2~3년간 국내에서 다수의 흥행작을 배출해 퍼블리싱 역량을 검증받은 바 있어 올해 성과에도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中 모바일게임 수입 확대…외주 사례 많아져=올해 모바일게임 시장에선 중국 업체들의 시장 진입과 함께 국내 게임에 비해 판권 확보가 용이한 중국산 게임을 수입, 서비스하는 넥스트무브와 같은 사례가 다수 나올 전망이다.
수년전 국내 시장에선 중소 업체는 물론 대형사 가릴 것 없이 중국산 PC웹게임을 대거 퍼블리싱하던 시기가 있었다. 값싼 중국산 게임을 수입해와 대박이 터질 경우 소위 남는 장사를 할 수 있었던 것이 이 같은 시장 트렌드의 이유였다. 올해의 경우 수입해오는 게임이 PC웹게임에서 모바일게임으로 바뀐다고 보면 된다.
더욱이 광활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무섭게 성장한 중국 게임업체들이 국내 전문 인력에게 그래픽 외주를 맡기는 사례가 늘어나는 것도 주목된다.
보통 중국산 게임을 보면 원색을 강조한 특유의 그래픽이 눈에 띈다. 타 국가 이용자들이 부담스러워 할 수 있는 부분이다. 또 그동안 작업 결과물에서 투박한 느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국내 인력에게 그래픽 외주를 맡기면서 이 같은 느낌도 많이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 전언이다.
중국 게임업체 한 관계자는 “최근 중국 현지 업체가 국내에 외주 제작을 맡기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며 “게임에서 특유의 중국색이 많이 사리지고 이제 국내 게임과 그래픽 결과물의 수준도 크게 차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대호 기자>ldhdd@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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