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제작시스템에 오픈스택 클라우드 구축한 KBS…왜?
[디지털데일리 백지영기자] KBS, 정확히는 KBS월드가 최근 오픈스택을 적용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기반의 방송제작시스템을 구현했다. 국내 방송사로서는 최초다. 해외나 국내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도입 대비 연간 5~6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었다는 분석이다.
KBS 방송시설국 임태현 차장은 지난 5일 개최된 ‘오픈스택 데이 2015’에서 자사의 오픈스택 도입 사례를 공유하며 이같이 밝혔다.
KBS월드는 해외에 KBS 드라마나 다큐멘터리 등의 콘텐츠를 다국어 자막으로 방송하는 채널이다. 흔히 해외 출장을 가면 호텔 등에서 시청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러한 방송 콘텐츠를 다국어 자막으로 입혀 송출하기까지는 과정이 꽤 복잡했다.
임 차장은 “기존에는 KBS 본사에서 송출하는 방송신호를 KBS N에서 인코딩하고 이후 외주 자막 제작사로 테이프를 인편으로 전달, 이를 다시 파일로 변환해 한글대사를 만들어 낸 이후 다시 영문자막, 또 다시 태국이나 베트남어 등 여러 개의 다국어 화면 자막을 만들었다”며 “이후 다시 KBS월드로 전달돼 검수, KBS N으로 다시 테이프를 전달하고 위성으로 송출해 방송으로 나가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갖고 있었다”고 운을 떼었다.
이 과정이 보통 3주 정도가 걸렸다. 그런데 파일 단위가 큰 콘텐츠를 전달하는 과정에서 불편이 가중됐고 결국 콘텐츠관리시스템(CMS)을 오픈스택 기반의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 구축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CMS는 KBS와 SJ테크놀로지에서 공동 개발했다. CMS는 클라우드 인프라를 방송제작시스템 특유의 미디어 워크플로우에 맞게 제어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이후 약 50여명 미만의 사용자가 시스템에 접속해 편리하게 자막, 영상 편집 작업부터 감독, 검수, 아카이브(원본저장), 재방/삼방 송출 등을 손쉽게 할 수 있게 됐다. 예전처럼 테이프를 전달하는 일이 사라졌으며, 상황에 따라 필요한 IT자원을 확장 혹은 축소할 수 있는 유연성을 확보했다.
그는 “사실 이 인프라 자체는 랙 하나에 다 들어가는 작은 규모”라며 “기존의 레거시 네트워크 등과 엮고 스토리지 네트워크는 2개의 10G iSCSI 방식으로 구성했다”고 밝혔다.
하드웨어는 HP의 x86 서버인 DL 360/380 등 6대와 히타치데이터시스템즈(HDS)의 HUS-150 스토리지, 운영체제(OS)는 레드햇 엔터프라이즈 리눅스(RHEL) 등을 활용했다.
임 차장은 “현재 서버 6대에서 약 40여개의 가상머신(VM)을 돌리고 있는데, 막상 서비스를 오픈하고 나니 리소스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사실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적용도 고려했었으나 네트워크 비용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파일 크기가 있다 보니 대역폭이 많이 필요했다. 네트워크 전송 비용이나 스토리지 등을 따져보니 결국 사내에 클라우드를 구축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실제 그가 제시한 장표에 따르면 월간 스토리지 100TB 임차비용이나 초기 도입비용, 월간 통신비용과 연간 기술, 운영 비용 등을 따져봤을 때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는 연간 6~7억원에 달하는 반면, 자체 프라이빗 구축은 1억원이면 가능했다는 결과다. 5년 기준으로 봤을때 이 차이는 28~32억원에 달한다.
그는 “올해는 대체 가능한 본사 시스템을 대상으로 사내 클라우드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오브젝트 스토리지를 활용했지만, 실제 오픈스택 스위프트 등은 쓰지 못했던 만큼 향후에는 스위프트는 물론이고 셰프, SDN을 우위한 뉴트론 등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백지영 기자>jyp@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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