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 공시지원금 30→33만원…野 상임위원, “출고가 인하, 먼저”
- 최성준 위원장, “지원금 상한 상향, 단말기 싸게 구입하기 원하는 국민 위한 것”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시지원금 한도를 상향했다. 33만원으로 올렸다. 소비자는 유통점 추가분을 감안하면 최대 37만9500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단말기유통법을 둘러싼 미래창조과학부와 방통위의 갈등이 노출됐다. 미래부가 방향을 정하고 방통위가 따라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8일 방통위는 제16차 전체회의를 열고 ‘단말기 지원금 상한액 조정에 관한 건’에 대한 안건을 논의했다. 단말기유통법은 방통위가 6개월 마다 공시지원금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 1일로 6개월이 지났다. 방통위는 공시지원금 상한액을 30만원에서 33만원으로 3만원 상향했다. 지원금 상한액은 25~35만원 범위에서 정할 수 있다. 유통점은 상한액의 15% 범위에서 추가 지원금을 줄 수 있다. 33만원의 15%는 4만9500원이다.
논의는 원만치 않았다. 여야 상임위원 입장이 갈렸다. 여당은 ‘찬성’ 야당은 ‘반대’했다. 특히 야당 상임위원은 미래부가 요금할인을 미리 정하고 방통위 지원금 인상을 압박한 것 아닌가라는 의혹을 내비췄다.
김재홍 상임위원은 “요금할인 수혜자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그들을 위해 미래부가 요금할인을 늘리려고 방통위에 지원금 상향을 강효하는 것 아닌가”라며 “미래부가 요금할인을 이용자 혜택이라고 하는 것은 기만이며 방통위가 미래부에 끌려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고삼석 상임위원은 “단말기유통법은 지원금에 상응하는 요금할인을 규정하고 있지 요금할인에 맞춰 지원금을 정하라고 돼 있지 않다”라며 “이런 형태는 방통위가 무력화 될 수 있는 우려가 있으며 지원금보다 단말기 출고가 인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지적했다.
최성준 방통위 위원장과 여당 상임위원은 과도한 반응이라고 반박했다. 방통위 역시 정부기관이고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것이 맞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최 위원장은 “방통위의 지원금 상한과 미래부의 요금할인 별도 기준에 따라 결정한다”라며 “미래부가 방통위가 협의를 해서 정책을 진행하는 것을 따라간다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또 “절차를 떠나 국민이 원하는 것은 저렴하게 단말기를 구입하는 것”이라며 “상한을 올려도 통신사나 제조사가 이에 맞춰 지원금을 올린다는 보장은 없지만 운영에 영향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허원제 부위원장은 “방통위는 포괄적 미래부는 산술적 기준이 있다”라며 “지원금 상향은 영업의 폭을 넓혀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거들었다. 이기주 상임위원은 “통신사가 상한액에 못 미치는 지원금을 쓰고 있지만 지원금을 상향하면 지금보다 지원금을 올리지 않겠는가”라며 “방통위 미래부 각각의 결정의 선후는 중요치 않다”라고 말했다.
한편 입장 차이에도 불구 지원금 상향은 통과했다. 김 상임위원은 끝까지 반대하다 의결에 기권했다. 방통위는 이번 회의서 노출된 문제점 개선을 위해 향후 상임위원에게 정부 정책 추진에 관한 내용 공유를 강화키로 했다.
고 상임위원은 “6개월 시간 여유가 있었던 것인데 이틀에 걸쳐 심의를 하니 토론이 제대로 되지 않았던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 상임위원도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꾸준히 시장 상황에 맞춰 관련 논의를 해야 한다”라고 거들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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