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산 백신(AV) 시장, ‘가격 경쟁’ 심화될까
[디지털데일리 이민형기자] 최근 국내 백신 시장 진출을 타전(打電)하고 있는 외산 백신들이 하나같이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일부 백신업체는 개인은 물론 기업들에게까지 무료 백신을 제공하겠다고 밝혀 시장 변동도 예측되고 있다.
31일 백신업계에 따르면 어베스트소프트웨어(Avast Software), 이셋(ESET), 치후360(Qihoo360) 등 외산 백신업체들이 경쟁 제품보다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며 시장 공략에 나섰다.
어베스트는 무료 백신 솔루션으로 기업고객 확보에 주력한다. 통상적으로 백신 업체들이 개인용 백신은 무료로 배포하더라도, 기업용은 철저하게 유료 라이선스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어베스트의 이같은 정책은 ‘체험판(Trial)’을 통한 잠재적 유료 고객 확보로 해석된다. 많은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고객들이 유료 라이선스 구입 전에 제품을 사용해볼 수 있도록 체험판을 배포한다. 체험판을 사용해본 고객들의 유료 라이선스 구입·전환을 꾀한다는 것이 그들의 전략이다.
어베스트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완전 무료 라이선스’를 내놨다. 다만 유료 버전에 비해 기능은 적다. 무료 제품은 파일, 웹, 메일에 대한 보호와 url 필터링 등으로 기본적인 기능을 제공한다.
무료 백신을 유료로 전환할 경우에는 방화벽, 세이프존, 샌드박스, 안티스팸 등 확장된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어베스트는 무료로 백신을 배포해 사용자를 확보한 뒤, 추가적인 기능 제공을 위한 업그레이드 상품을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온드레이 블체크(Obdrej Vlcek) 최고운영책임자(COO)는 “개인, 기업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무료 백신을 통해 한국 백신 시장 확을 확대해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유료 라이선스로 전환을 하지 않더라도 기업고객의 확보는 잠재적인 매출로 이어질 수 있으리란 예측을 블체크 COO는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셋은 파격적인 가격정책으로 모객에 나선다. 이셋이 공략할 고객층은 중소기업과 개인으로 유료백신 구입에 대한 장벽이 높은편이다. 이셋은 이 장벽을 가격을 통해 무너뜨린다는 계획이다.
이셋 한국 총판인 이에스티씨(ESTC)는 올 상반기부터 라이선스를 정가의 50%가격으로 공급해 제품 인지도 제고와 점유율 확대에 총력을 쏟을 계획이다. 아울러 파트너사도 공격적인 가격·품질 마케팅과 영업이 가능하도록 지원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ESTC 황해철 대표는 “파트너사들에게 높은 이익률을 보장해주고, 기술지원, 설치지원, 유지보수 지원 등의 파트너 정책을 통해 국내 시장을 장악해나갈 계획”이라며 “특히 제품 가격을 공격적으로 설정해 성능과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만족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치후360은 모바일백신으로 국내 백신 시장을 공략한다. 이 회사의 자회사인 360시큐리티는 최근 한국 백신시장에 진출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사명과 동명의 모바일백신 ‘360시큐리티’는 유료백신에서 제공하는 기능들을 모두 갖췄음에도 무료로 배포돼 국내에서도 많은 사용자를 확보했다. 지난 3월에는 구글 플레이에서 인기있는 앱 탑(Top)10에 들어가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무료 모바일백신은 악성코드를 탐지하고 차단하는 등 기본적인 기능만을 수행한다. 일부 앱의 경우 스미싱 차단과 같은 기능을 갖추기도 했으나 이 역시 백신의 연장선이다.
이 제품은 실시간 탐지 기능과 백신을 기본으로 임시파일 삭제, 메모리 정리, 배터리 관리, 프라이버시 보호(앱 비밀번호 설정, 문자·사진첩 보호), 도난방지와 같은 고급 기능들을 모두 담았다.
다만 360시큐리티의 모회사인 치후360이 얼마전 독립백신평가기관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사건으로 신뢰성에 타격을 입기도 했다.
이처럼 외산 백신업체들의 한국 진출 확대로 기존 외산 백신업체들의 가격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시만텍 노턴, 카스퍼스키랩, 트렌드마이크로 등 주요 외산백신 업체들은 한국 시장에서의 판매 가격을 크게 낮춘 상태다. 백신업체들의 가격경쟁으로 시장판도의 변화가 있을지 추이가 주목된다.
<이민형 기자>kiku@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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