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 ‘가입자→이용자’ 수익창출 대상이 바뀐다
- 서비스 자체로 이익 모델 개발 고심…단말기유통법 이후 경쟁 변화 조짐
[디지털데일리 윤상호기자] 남의 것을 넘보는 형태가 변하고 있다. 예전에는 남의 것을 뺏으려고만 했다면 이제는 남의 것으로 남은 채 내 서비스를 쓰도록 하는 방법을 연구한다. 이동통신시장에서 벌어지는 새로운 경쟁의 모습이다.
서비스 그 자체로 수익 창출을 고심하는 통신사의 움직임이 본격화 되고 있다. 서비스를 쓰다보면 그 가입자는 자연스럽게 통신사를 옮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1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가입자 쟁탈 경쟁 완화로 수익 창출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가입자를 늘려 매출을 확대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가입자의 요금제 상향을 유도하거나 타 통신사 가입자를 노린 서비스로 부가 수입을 가져오는 형태다. 이 현상은 단말기유통법 시행 이후 두드러지는 추세다.
작년 10월 단말기유통법 시행 후 지난 5월까지 월평균 번호이동자수는 56만1320명이다. 2013년 월평균 82만4830명 대비 31.9% 감소했다. 번호이동은 경쟁사 가입자를 뺏는 규모다. 상대방의 가입자를 데려오면 최소 가입비 수익이 생긴다. 가입비는 SK텔레콤 작년 10월 KT LG유플러스 올 3월 폐지했다.
해지율은 하락세다. SK텔레콤의 월평균해지율은 작년 1분기 2.3%에서 올 1분기 2.0%(선불폰 직권해지 제외)로 0.3%포인트 내려갔다. KT의 올 1분기 해지율은 2.3%다. 전년동기대비 0.6%포인트 떨어졌다. LG유플러스의 해지율은 2014년 1분기 2.8%에서 올 1분기 0.8%포인트 낮아진 2.0%를 기록했다. 해지율은 통신사를 떠나는 사람 비중이다.
번호이동수치 및 해지율 하락은 통신사에겐 기존과 다른 경쟁 수단이 필요해졌다는 신호다. 기존 가입자에서 수익을 극대화 하는 한편 다른 통신사 이용자를 내 가입자로 여긴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
이에 따라 통신사는 가입자뿐 아니라 전체 통신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플랫폼 기업 변모를 재천명했다. KT는 융합 사업을 내세웠다. LG유플러스는 사물인터넷(IoT)과 기업(B2B)사업을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5월 통신사 상관없이 쓸 수 있는 사물인터넷 플랫폼 ‘스마트홈’을 선보였다. 스마트폰으로 집 안의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도어락(아이레보) ▲제습기(위닉스) ▲보일러(경동나비엔) ▲가스밸브차단기(타임밸브) 등 4개 제품을 1차 출시했다. 하반기 10여개 이상 제품과 연계 서비스를 더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유플러스 헬스 걷기코치’를 출시했다. 이동통신가입자를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 서비스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한 뒤 스마트밴드(액티비티 트래커)를 착용하면 된다. 스마트밴드 가격은 5만9000원이다. 서비스 이용료는 무료다. SK텔레콤과 유사한 사물인터넷 서비스 공개도 준비 중이다.
KT는 융합 사업에 집중을 하고 있어 개인 분야에서는 아직 눈에 띄는 서비스가 없다. 다만 아이디어 공모전 등 이런 저런 사업 구상은 진행하고 있다.
한편 통신사 관계자는 “점유율 변동이 쉽지 않고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전환 효과가 마무리 되는 시기가 다가오는 만큼 새 수익원 창출이 시급해지고 있다”라며 “개인 서비스의 경우 한 회사가 아니라 전체 가입자를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윤상호 기자>crow@d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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